원전 해설

64괘 사전

괘마다 오늘의 언어 한 줄을 앞에 두고, 원문과 정이천·주자의 주석은 그 뒤에 접었습니다. 효가 動하면 어느 괘로 가는지 — 변화의 지도가 모든 효에 깔려 있습니다. 지금은 두 괘를 먼저 열었고, 차례로 늘어납니다.

重天乾 — 스스로 쉬지 않는 힘

쉼 없이 도는 하늘처럼, 오늘 하루 나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01

重地坤 — 받아들여 이루는 두터운 힘

먼저 나서지 않고 두텁게 받아들여, 뒤따라 끝까지 이루는 하루를 산다.

02

水雷屯 — 어려운 시작을 뚫고 세우는 힘

어려울수록 밖으로 내닫지 말고, 곁에 믿을 사람을 세워 안을 다진다.

03

山水蒙 — 몽매함을 바름으로 기르는 배움

배움은 떠먹여지지 않는다. 목마른 자가 스스로 우물을 판다.

04

水天需 — 믿음으로 때를 기다리는 힘

기다림은 멈춤이 아니라, 힘을 채우며 때를 부르는 일이다.

05

天水訟 — 다툼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멈출 자리를 아는 것

옳다는 믿음이 있어도 끝장을 보려 하면 흉하다. 다툼의 승패는 멈출 자리를 아는 데서 갈린다.

06

地水師 — 바름과 노련함으로 무리를 이끄는 힘

힘을 모아 무언가를 밀어붙일 때, 먼저 그 명분이 바른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07

水地比 — 바른 중심에 때맞춰 모이는 힘

누구와 손잡을지 두 번 살피고, 손잡을 때가 오거든 미루지 말라.

08

天火同人 — 다름을 품고 들판에서 하나 되다

끼리끼리 뭉치는 자리를 벗어나 열린 들판에서 뜻을 모을 때, 비로소 큰 강을 건널 힘이 생긴다.

13

火天大有 — 부드러움이 가운데서 큰 것을 소유한다

가장 강한 다섯을 거느리는 것은, 강함이 아니라 가운데 자리를 얻은 부드러움 하나다.

14

地山謙 — 낮출수록 높아지는, 64괘 유일의 절대길괘

가진 것을 안으로 채워 밖으로 낮출 때, 시작보다 끝이 더 빛난다.

15

雷地豫 — 미리 갖춘 자라야 즐겁다

즐거움은 미리 준비해 둔 자에게만 온다. 좋은 때일수록 조직을 세우고 대비를 갖추어, 흐름에 순응하여 움직여라.

16

澤雷隨 — 때를 따르되 바름을 잃지 않는다

따르는 것은 편하고 형통하다. 다만 그 따름이 바른가를 스스로 물을 때에만 허물이 없다.

17

山風蠱 — 무너짐이 곧 크게 형통할 새 시작

가장 나쁠 때가 가장 좋은 기반이다. 썩은 곳을 도려내는 일 자체가 새 시대를 여는 문이다.

18

地澤臨 — 자라나는 기세일수록 정점에서 쇠락을 미리 경계하는 때

잘 나갈 때가 가장 위험한 때다. 성할 때 미리 쇠함을 헤아리는 사람만이 흉을 면한다.

19

風地觀 — 보여주기 전에 볼 만한 사람이 되는 자리

손 씻는 그 첫 마음의 밀도를 끝까지 지켜라. 말 없이도 사람은 그 정성을 보고 바뀐다.

20

火雷噬嗑 — 사이를 막는 것을 씹어 통하게 한다

막힌 것은 씹어야 통한다. 다만 칼을 쥔 손은 따뜻하고, 조사는 번개처럼 밝게, 집행은 우레처럼 단호하게.

21

山火賁 — 본질이 선 뒤라야 꾸밈이 빛난다

내용을 먼저 세우고 형식은 그 위에 얹어라. 꾸밈은 본질을 빛내는 작은 날개일 뿐, 본질을 대신하지 못한다.

22

山地剝 — 깎여 내려가는 때, 씨앗을 지키며 멈춘다

무너지는 산 위에서 싸우지 말라. 납작 엎드려 마지막 씨앗을 지키는 것이 그 때의 용기다.

23

地雷復 — 한 양이 돌아와 천지의 마음을 보다

바닥에서 처음 돋는 한 점의 빛, 그 여린 기운을 지키고 기르는 때다.

24

天雷无妄 — 하늘로 움직이면 거짓이 없다

순수함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치에 딱 맞아야 무망(无妄)이다.

25

山天大畜 — 크게 멈춰, 크게 쌓는다

지금은 발산의 때가 아니라 압축의 때다. 안으로 꽉 채운 자만이 강을 건넌다.

26

山雷頤 — 무엇을 먹고 무엇을 기르는가

입으로 들어가는 것과 나오는 것을 살펴, 몸과 마음을 바르게 기르는 자리.

27

澤風大過 — 기둥이 휘는 비상한 때, 지나쳐서라도 건넌다

위기가 기둥을 휘게 할 때, 버티고만 있지 말라. 홀로 서도 두렵지 않은 힘으로 나아가면 무너지지 않는다.

28

澤山咸 — 마음을 비워야 온전히 느낀다

억지로 다가가지 마라. 나를 비운 자리라야 상대가 스며든다.

31

雷風恒 — 중심을 지키며 쉼 없이 나아가는 항구의 힘

중심은 굳게 지키되 방식은 쉼 없이 바꾸어라 — 변해야 오래간다.

32

天山遯 — 맞서 싸우기보다, 때를 알아 물러나다

흐름이 기울 때, 버티는 대신 한 걸음 물러나 힘을 남기고 끝까지 바름을 지킨다.

33

雷天大壯 — 큰 힘은 바르게 쓸 때 비로소 크다

힘이 실릴수록 속도가 아니라 방향을 점검하라 — 남을 이기기 전에 나를 이겨라.

34

火地晉 — 밝음이 땅 위로 솟아, 스스로 밝은 덕을 밝히다

밝음이 땅 위로 솟는 인정의 때 — 빛날수록 몸을 낮추고, 밖의 조명보다 내 안의 가려진 빛을 먼저 밝혀라.

35

地火明夷 — 밝음을 안으로 감추고 어둠을 견딘다

잘난 척 빛을 내면 표적이 된다. 밝음은 끄지 말고 안으로 감춘 채, 이 어둠의 시간을 견뎌라.

36

風火家人 — 안을 바르게 하면 밖은 저절로 바르다

밖에서 상하거든 집으로 돌아오라 — 안을 먼저 바르게 하면 밖은 저절로 바르다.

37

火澤睽 — 어긋남의 때, 같되 다름으로 통한다

어긋나 흩어지는 때, 큰일은 접고 작은 일에 정성을 들여라 — 세속과 둥글게 어울리되 지킬 것은 지키고(同而異), 다름을 미워하기보다 그 속의 같음을 보아 내 그릇을 키운다.

38

水山蹇 — 험을 보고 멈춰, 나를 돌이켜 덕을 닦다

앞이 막혔을 때 억지로 뚫는 것은 용기가 아니다. 멈출 줄 알고, 평탄한 길로 돌아가며, 막힘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아 덕을 닦는다.

39

雷水解 — 어려움이 풀리는 때, 관대함으로 품고 잔재는 빨리 끊는다

위기가 끝났거든 칼춤을 오래 추지 마라. 상처 입은 이를 관대함으로 품고, 남은 잔재만 오늘 안에 끊은 뒤, 본래의 고요한 자리로 돌아오라.

40

山澤損 — 덜어냄이 도리어 채운다

덜어야 할 것을 믿음으로 덜면, 잃음이 도리어 얻음이 된다. 먼저 덜 것은 내 안의 분노와 욕심이다.

41

風雷益 — 위를 덜어 아래를 두터이 하니, 그 도가 크게 빛난다

아래가 두터워졌을 때 배는 가라앉지 않는다. 기초를 채운 자만이 큰 물을 건넌다.

42

澤天夬 — 이기는 자리에서 오히려 두려워하는 괘

다 이겼다고 여기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결단은 힘이 아니라 절제로 완성된다.

43

天風姤 — 완성의 정점에서 스며드는 첫 그늘

가장 깨끗해졌다고 여기는 순간, 바닥에서 첫 그늘 하나가 올라온다. 그 미세함을 알아채는 것이 수양이다.

44

澤地萃 — 모임에도 중심과 바름이 있어야 한다

사람이 모이면 힘이 되지만, 중심(大人)과 바름(正)이 없으면 그 힘이 곧 다툼이 된다. 무엇을 위해 모이는지 먼저 물어라.

45

地風升 — 땅속 나무가 자라 오르듯, 작은 것을 쌓아 높고 크게

올라감은 뛰어오르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자라는 것이다. 겸손을 뿌리로 삼고, 대인을 만나 근심을 내려놓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 겹씩 쌓아 올려라.

46

澤水困 — 몸은 곤궁해도 마음은 형통하다

사방이 막힌 극한의 때, 말을 줄이고 바름을 지키면 몸은 곤궁해도 도(道)는 형통한다.

47

水風井 — 자리를 옮기지 않고 다함 없이 기르는 우물

바깥이 다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나의 우물은 무엇인가. 그리고 거의 다 온 일을 끝까지 길어 올리고 있는가.

48

澤火革 — 낡은 것을 갈아 새것을 세우는 자리

바꾸겠다는 말은 처음엔 아무도 믿지 않는다. 결과가 증명될 때까지 바름을 지키는 인내만이 후회를 없앤다.

49

火風鼎 — 그릇을 바로 세워 명을 엉기게 하는 자리

변혁의 다음은 안정이다. 자리를 바르게 하고, 이룬 것을 응집하라.

50

重雷震 — 두려움을 미리 훈련한 자가 뒤에 웃는다

우레가 백 리를 놀라게 해도 정성을 잃지 않는다. 먼저 두려워할 줄 아는 자만이 나중에 웃으며 편안해진다.

51

重山艮 — 등에서 멈추어 나를 잊는다

멈춤은 억누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자리에 마음을 두어 욕심이 싹트지 않게 하는 일이다.

52

風山漸 — 순서를 밟아 나아가는 점진의 도

빨리 가려 계단을 건너뛰면 다리가 부러진다. 한 칸씩 순서를 밟아 오르는 사람은 무너지지 않는다.

53

雷澤歸妹 — 기쁨에 이끌린 결합을 경계하다

일 자체는 성스러워도, 감정에 떠밀린 결합은 나아갈수록 흉하다.

54

雷火豐 — 가장 성할 때가 가장 무서운 때다

정점에 오르거든 정점을 지키려 애쓰지 말고, 그 자리에서 기울 줄을 먼저 알라.

55

火山旅 — 낯선 곳에서 작지만 바르게

터전을 잃고 나그네가 된 때. 크게 벌이지 말고, 작아도 바름 하나를 놓지 마라.

56

重風巽 — 바람처럼 낮추어 스며드는 겸손

낮추어 들어가되 따를 바를 알라 — 겸손은 굴종이 아니라 중정을 향한 스며듦이다.

57

重澤兌 — 기뻐하되 바름을 잃지 않는다

기쁨은 사람을 끌어당겨 형통하게 하지만, 안으로 바름을 지켜야 그 기쁨이 나에게 이롭다.

58

風水渙 — 흩어짐의 한가운데에서 중심을 세운다

흩어짐은 끝이 아니라 다시 모을 기회다. 근본으로 돌아가 중심부터 세우라.

59

水澤節 — 넘치기 전에 마디를 세운다

절제는 형통의 길이지만, 지속할 수 없는 쓰디쓴 절제는 도리어 병이 된다.

60

風澤中孚 — 속을 비워야 참된 믿음이 들어선다

가장 둔한 것까지 감동시키는 믿음은 마음을 비운 자리에서 나온다.

61

雷山小過 — 조금 지나쳐야 바로잡히고, 나는 새는 내려와야 길하다

작은 것이 조금 지나칠 때다. 굽은 것을 바로잡으려면 반대로 조금 더 굽혀야 하듯, 겸손·슬픔·검소를 조금 넘치게 하여 중(中)으로 돌아온다. 나는 새의 소리가 아래로 내려오듯, 자기를 낮추는 것이 크게 길하다.

62

水火既濟 — 다 이룬 때가 어지러움의 시작이다

완성의 정점에서 멈추면 곧 어지러워진다. 다 이룬 순간이 가장 경계할 때다.

63

火水未濟 — 아직 건너지 않았을 뿐, 끝이 곧 새 시작이다

미완성은 실패가 아니라 가능성의 다른 이름이다. 조급한 한 걸음을 삼가면, 아직 못 이룬 때에도 형통의 길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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