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괘가 말하는 것
혁(革)은 짐승의 가죽을 벗겨 옛 쓰임을 새 쓰임으로 바꾸는 글자다. 못이 위에 있고 불이 아래에 있어, 불이 타오르면 물이 마르고 물이 내려오면 불이 꺼진다. 성질이 정반대인 둘이 한자리에서 서로를 소멸시키니, 여기서 변혁이 일어난다. 개혁이란 이렇게 낡은 질서가 무너진 자리에 새 질서를 세우는 일이다. 그래서 이 괘는 크게 형통하고(元亨) 바르게 지속되는(利貞) 네 덕을 모두 갖추었다.
핵심은 시간이다. 괘사는 “이미 지난 날에야 비로소 믿어진다(巳日乃孚)“고 했다. 오래 묵은 체제를 뒤엎겠다고 선언하는 순간, 사람들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오히려 사사로운 욕심으로 벌이는 일이라 의심한다. 변혁의 효과가 나타나 “정말 좋아졌구나” 하고 체감해야 비로소 마음이 따라온다. 변혁 직후의 불신은 실패의 징후가 아니라 성공의 전 단계다. 그러니 이 자리에 선 사람은 결과가 증명될 때까지 견디는 인내를 먼저 준비해야 한다.
또 하나의 조건은 바름(貞)이다. 안으로 밝은 지혜로 이치를 살피고(文明), 밖으로 사람의 마음을 기꺼이 따르게 해야(和說) 한다. 한 가지라도 바르지 못하면 바꾼 것이 도리어 해가 되어 후회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다. 예순네 괘의 괘사 가운데 오직 이 혁 괘에만 “후회가 없어진다(悔亡)“는 말이 홀로 붙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옛사람은 세상을 고쳐 바꾸는 일을 그만큼 무겁게 여겼다. 단전이 다시 “혁명하여 합당해야 그 후회가 이에 없어진다(革而當, 其悔乃亡)“고 못 박은 것도 같은 뜻이다.
혁은 밖으로 세상을 바꾸는 일이기 전에 안으로 나를 바꾸는 일이다. 낡은 습관을 깨뜨리는 것도 혁명이다. 격렬한 수련 뒤 낡은 근섬유가 무너지고 회복을 거쳐 더 강한 몸으로 다시 서듯, 파괴와 재건은 한 호흡 안에 있다. 몸의 불로 굳은 경직을 녹여 새로운 탄력을 주조하는 것, 그 멸식(滅息)과 생식(生息)의 순환을 자기 몸에서 먼저 겪어본 사람만이 세상의 변혁도 함부로 하지 않는다. 죽어야 산다는 이치를 몸으로 아는 자리, 그것이 혁이다.
훈장님의 풀이
훈장님의 풀이 — 허곡 선생님의 주역 강의에서
革은 짐승 가죽(革)을 벗겨 고기는 먹고 가죽은 재활용하는 것이니 — 죽어야 사는 것이다(죽고 살고 동시). '바꿈'이 같아도, 易(영명)은 해·달·춘하추동을 자연으로 바꾸는 것이요, 革은 인위·물리로 바꾸는 혁명이라 — 아주 위험하다.
식(息)은 멸식(滅息·꺼짐)이자 동시에 생식(生息·살아남)이니 — 죽어야 산다(滅息而後生息). 봄여름이 지나 가을겨울에 낙엽이 떨어지면(끝남), 그 열매 속에 새싹이 트듯 — 끝나야 생산한다. 병법에 '살려고 하면 죽고 죽으려 해야 산다(生則死 死則生)'는 것이 이것이니, 부모가 죽어 자식이 대를 이어 사는 것도 멸식 생식이다.
'己日이라야 믿는다(己日乃孚)' — 혁명을 할 처음엔 사람이 누구도 믿지 않으니(未之信) — 욕심으로 하는 줄 착각한다. 반드시 세월(己日·이미 지난 날)이 지난 뒤라야 사람들 마음이 믿고 따른다(必己日而後 人心信從). 그러니 혁명은 목숨을 내놓고 해야 한다 — 세월이 가야 인정받으니, 살려고 하면 죽는다.
64괘 단사(卦辭) 가운데 革에만 '悔亡' 두 글자를 홀로 썼으니(獨言悔亡) — 세상을 고치고 바꾸는 개작(改作)을 참으로 무겁게 여기기 때문이다(重改作). 함부로 혁명하는 게 아니라 — 꼭 적기에 맞춰야 한다. 彖傳에 '革而當 其悔乃亡'이라 — 革이 마땅해야 후회가 없어진다.
원문과 주석
원문과 주석 — 괘사(卦辭)
革, 巳日乃孚, 元亨利貞, 悔亡.
혁(革)은 이미 지난 날에 이에 믿어지니,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며, 후회가 없어진다.
정이천 전(傳)
革者, 變其故也. 變其故則人未能遽信, 故必已日然後人心信從.
혁이라는 것은 그 옛것을 바꾸는 것이다. 옛것을 바꾸면 사람이 갑자기 믿을 수 없으므로, 반드시 이미 지난 날이 된 연후에야 사람의 마음이 믿고 따른다.
弊壊而後革之, 革之所以致其通也, 故革之而可以大亨. 革之而利於正道, 則可久而得去故之義, 无變動之悔, 乃悔亡也. 革而无甚益猶可悔也, 況反害乎. 古人所以重改作也.
폐단이 무너진 뒤에 혁명하니, 혁명은 그로써 형통함을 이룬다. 그러므로 혁명하여 크게 형통한 것이다. 혁명이 바른 도리에 이로우면 오래 갈 수 있고 옛것을 버리는 뜻을 얻어, 변동의 후회가 없으니 이에 후회가 없어진다. 혁명하고도 크게 유익함이 없으면 오히려 후회할 만한데, 하물며 도리어 해로운 경우이겠는가. 옛사람이 개혁을 무겁게 여긴 까닭이 여기에 있다.
주희 본의(本義)
革, 變革也. 兊澤在上, 離火在下, 火然則水乾, 水決則火滅. 中少二女合為一卦, 而少上中下, 志不相得, 故其卦為革也.
혁은 변혁이다. 태(兌)의 연못이 위에, 리(離)의 불이 아래에 있어, 불이 타오르면 물이 마르고 물이 터지면 불이 꺼진다. 중녀와 소녀 두 여자가 합하여 한 괘를 이루었는데, 소녀가 위에 중녀가 아래에 있어 뜻이 서로 맞지 않으므로 그 괘가 혁이 되었다.
變革之初, 人未之信, 故必已日而後信. 又以其内有文明之德, 而外有和說之氣, 故其占為有所更革, 皆大亨而得其正, 所革皆當而所革之悔亡也. 一有不正, 則所革不信不通, 而反有悔矣.
변혁의 처음에 사람들이 믿지 못하므로, 반드시 이미 지난 날이 된 뒤에야 비로소 믿는다. 또 안으로 문명의 덕이 있고 밖으로 화열의 기운이 있으므로, 그 점은 바꿀 바가 있으면 모두 크게 형통하고 바름을 얻으며, 바꾼 바가 모두 합당하여 후회가 없어진다. 한 가지라도 바르지 못하면 바꾼 바를 믿지 않고 통하지 않아 도리어 후회가 있게 된다.
주희 어록 — 정동경의 풍로(風爐) 해석
鄭東卿解革卦以為風爐亦解得好. 初爻為爐底, 二爻為爐眼, 三四五爻是爐腰處, 上爻是爐口.
정동경이 혁 괘를 풍로로 해석한 것도 잘 풀었다. 초효는 화로 바닥, 2효는 화로 구멍, 3·4·5효는 화로 허리, 상효는 화로 입구다.
합사 정씨(合沙鄭氏)
革有鼎革生為熟之象, 故爐鞴之象為正. 蓋以離火鼓鑄兌金從革也.
혁에는 솥이 날것을 익힌 것으로 바꾸는 상이 있으므로, 화로와 풀무의 상이 정당하다. 대개 리의 불로써 태의 금속을 북돋아 주조하여 변혁에 따르게 한 것이다.
사수 정씨(沙隨程氏)
澤火不相遇則睽, 相遇則革. 革也者, 從其所勝而已.
연못과 불이 서로 만나지 않으면 규(睽)가 되고, 서로 만나면 혁이 된다. 혁이란 그 이기는 바를 따를 뿐이다.
융산 이씨(隆山李氏)
巳日乃孚, 言不信于方革之時, 而信于己革之日也.
사일내부란, 바야흐로 혁명하는 때에는 믿지 않으나 이미 혁명한 날에 이르러 믿게 된다는 말이다.
왕씨(王氏)
民可與習常, 難與通變, 可與樂成, 難與慮始. 革之道所以已日乃孚也.
백성은 더불어 일상에 익숙해지기는 쉬우나 변통하기는 어렵고, 이루어진 것을 즐거워하기는 쉬우나 시작을 걱정하기는 어렵다. 혁명의 도가 ’이미 지난 날에야 비로소 믿는다’고 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진재 서씨(進齋徐氏)
元亨利貞悔亡者, 變有大通之理也. 然必利於貞則其悔可亡, 變不以貞則事有不可勝悔者. 古人所以重改作也.
’원형이정 회망’이란 변혁에 크게 형통하는 이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바름에 이로워야 후회가 없어지며, 변혁이 바름으로써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후회가 있게 된다. 옛사람이 개혁을 무겁게 여긴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운봉 호씨(雲峰胡氏)
日離象. 日入澤有已日象. 離明則約義理而非妄革, 兌說則隨時勢而非强革, 此所謂革之貞也. 不貞則所革人不信, 事不通, 悔不亡矣. 凡彖未有言悔亡者, 此獨言之, 重改革也.
해는 리의 상이다. 해가 연못으로 들어가면 ’이미 지난 날’의 상이 있다. 리가 밝으면 의리를 헤아려 망령된 혁명이 아니고, 태가 기뻐하면 시세를 따라 억지 혁명이 아니니, 이것이 이른바 혁의 바름이다. 바르지 않으면 바꾼 바를 사람이 믿지 않고 일이 통하지 않아 후회가 사라지지 않는다. 무릇 단전에서 회망을 말한 적이 없는데 유독 이 괘만 말하였으니, 개혁을 무겁게 여긴 것이다.
출전: 정이천『이천역전』, 주자『주역본의』·어류, 주역전의대전 제가 잔주(합사 정씨·사수 정씨·융산 이씨·왕씨·진재 서씨·운봉 호씨).
원문과 주석 — 단전(彖傳)
彖曰: 革, 水火相息, 二女同居, 其志不相得, 曰革. 巳日乃孚, 革而信之. 文明以說, 大亨以正, 革而當, 其悔乃亡. 天地革而四時成, 湯武革命, 順乎天而應乎人, 革之時大矣哉.
단에 말하기를, 혁은 물과 불이 서로 소멸시키고 두 여자가 함께 거하되 그 뜻이 서로 맞지 않는 것을 혁이라 한다. ’이미 지난 날에 이에 믿어진다’는 것은 혁명하여 그것을 믿게 됨이다. 문명함으로써 기꺼이 따르고 크게 형통함으로써 바르게 하니, 혁명하여 합당하면 그 후회가 이에 없어진다. 천지가 변혁하여 사시가 이루어지고, 탕왕과 무왕이 천명을 혁명하여 하늘에 순응하고 사람에 응하였으니, 혁의 때가 크도다.
정이천 전(傳)
澤火相滅息, 又二女志不相得, 故為革. 息為止息, 又為生息. 物止而後有生, 故為生義.
연못과 불이 서로 소멸시키고 또 두 여자의 뜻이 서로 맞지 않으므로 혁이 되었다. ’식(息)’은 그침이 되기도 하고 생겨남이 되기도 한다. 사물이 그친 뒤에야 생겨남이 있으므로 ’생’의 뜻이 된다.
離為文明, 兌為說. 文明則理无不盡, 事无不察. 說則人心和順. 革而能照察事理, 和順人心, 可致大亨而得貞正. 唯革之至當, 則新舊之悔皆亡也.
리는 문명이 되고 태는 기뻐함이 된다. 문명하면 이치를 다하지 않음이 없고 일을 살피지 않음이 없다. 기뻐하면 인심이 화순하다. 혁명하여 능히 사리를 밝게 살피고 인심을 화순하게 하면 크게 형통하고 정정함을 얻는다. 오직 혁명이 지극히 합당하면 새것의 후회도 옛것의 후회도 모두 없어진다.
時運既終, 必有革而新之者. 王者之興, 受命於天, 故易世謂之革命. 湯武之王, 上順天命, 下應人心, 順乎天而應乎人也.
시운이 이미 다하면 반드시 혁명하여 새롭게 하는 자가 있다. 왕자가 일어남은 하늘에서 명을 받는 것이므로 세상을 바꾸는 것을 혁명이라 이른다. 탕왕과 무왕이 왕 노릇 함은 위로 천명에 순응하고 아래로 인심에 응한 것이니, 하늘에 순응하고 사람에 응한 것이다.
주희 본의(本義)·문답
以卦象釋卦名義. 大略與睽相似, 然以相違而為睽, 相息而為革也. 息, 滅息也, 又為生息之義. 滅息而後生息也.
괘상으로 괘 이름의 뜻을 풀이한 것이다. 대략 규 괘와 비슷하나, 서로 어긋남으로써 규가 되고 서로 소멸시킴으로써 혁이 된다. 식은 멸식이요 또 생식의 뜻이니, 소멸한 뒤에 생겨나는 것이다.
革是更革之謂. 若是更革, 則須徹底從新鑄造一番, 非止補其罅漏而已.
혁은 고쳐 바꾼다는 뜻이다. 만약 혁명이라면 모름지기 밑바닥부터 새로 주조하여야 하니, 단지 틈새를 메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順天應人, 革就革命上說, 言順天理應人心.
’순천응인’은 혁명에 나아가 설한 것이니, 천리에 순응하고 인심에 응한다는 말이다.
백운 곽씨(白雲郭氏)
明故見於未革之先, 說故見於已革之後.
밝음은 아직 혁명하기 전에 나타나고, 기꺼이 따름은 이미 혁명한 뒤에 나타난다.
용재 조씨(庸齋趙氏)
變革之難, 非内明而外說不可也. 内明則見理必盡, 外說則无咈於人情.
변혁의 어려움은 안으로 밝고 밖으로 기뻐함이 아니면 불가하다. 안으로 밝으면 이치를 봄에 반드시 다하고, 밖으로 기뻐하면 인정에 거스름이 없다.
운봉 호씨(雲峰胡氏)
彖未有言悔亡者, 惟革言之. 必革而當, 其悔乃亡. 當字即是貞字. 一有不貞, 則有不信, 有不通, 皆不當者也. 聖人慎之之意可知矣.
단전에서 회망을 말한 적이 없는데 오직 혁 괘만 말하였다. 반드시 혁명하여 합당해야 후회가 없어진다. ’당(當)’이라는 글자가 곧 ’정(貞)’이다. 한 가지라도 바르지 못하면 믿지 않음이 있고 통하지 않음이 있으니 모두 합당하지 않다. 성인이 삼간 뜻을 가히 알 수 있다.
양씨(楊氏)
革而當者如盤庚之遷. 始則其民之不孚, 迨夫遷都一定, 民情安然无所疑慮, 其悔乃亡.
혁명하여 합당한 것은 반경의 천도와 같다. 처음에는 백성이 믿지 않았으나, 천도가 한번 정해지자 민정이 편안하여 의심과 걱정이 없어지니 그 후회가 이에 없어졌다.
임천 왕씨(臨川王氏)
澤火非如坎離有陰陽相逮之道, 其相遇則相息而已. 唯勝者能革其不勝者爾.
연못과 불은 감과 리처럼 음양이 서로 미치는 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만나면 서로 소멸시킬 뿐이다. 오직 이기는 자만이 능히 이기지 못하는 자를 변혁시킬 수 있을 뿐이다.
융산 이씨(隆山李氏)
澤火相息, 必有一勝. 兌之陰畫下有二陽畫限之, 而離火從下暵之, 此火能革澤水也. 故有溫泉而无寒火.
연못과 불이 서로 소멸시키면 반드시 한쪽이 이긴다. 태의 음효 아래에 두 양효가 가로막고 있고 리의 불이 아래로부터 말리니, 이것은 불이 능히 연못의 물을 변혁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온천은 있으나 찬불은 없다.
건안 구씨(建安丘氏)
革春而為夏, 革秋而為冬, 陰陽代謝而四時以成. 革夏而為商, 革商而為周, 非湯武強為之也, 不過順天應人而已.
봄을 바꾸어 여름으로 하고 가을을 바꾸어 겨울로 하니, 음양이 교대하여 사시가 이루어진다. 하를 바꾸어 상으로 하고 상을 바꾸어 주로 함은 탕무가 억지로 한 것이 아니라 하늘에 순응하고 사람에 응한 것일 뿐이다.
중계 장씨(中溪張氏)
時未當革, 聖人不能先時, 時有當革, 聖人不能後時. 上順天命, 下應人心, 革而當其可之謂時.
때가 아직 혁명에 합당하지 않으면 성인도 때에 앞설 수 없고, 때가 혁명에 합당하면 성인도 때에 뒤질 수 없다. 위로 천명에 순응하고 아래로 인심에 응하여 혁명하되 그 가함에 합당한 것을 ’때’라 이른다.
출전: 정이천『이천역전』, 주자『주역본의』·어류, 주역전의대전 제가 잔주(백운 곽씨·용재 조씨·운봉 호씨·양씨·임천 왕씨·융산 이씨·건안 구씨·중계 장씨).
원문과 주석 — 상전(象傳)
象曰: 澤中有火, 革. 君子以治曆明時.
상에 말하기를, 연못 가운데 불이 있는 것이 혁이니, 군자는 이로써 역법을 다스리고 때를 밝힌다.
정이천 전(傳)
水火相息為革. 君子觀變革之象, 推日月星辰之遷易, 以治曆數, 明四時之序也. 夫變易之道, 事之至大, 理之至明, 跡之至著, 莫如四時. 觀四時而順變革, 則與天地合其序矣.
물과 불이 서로 소멸시킴이 혁이다. 군자는 변혁의 상을 관찰하여 해와 달과 별의 옮겨 바뀜을 추정해 역수를 다스리고 사시의 차례를 밝힌다. 무릇 변역의 도에서 일이 지극히 크고 이치가 지극히 밝고 자취가 지극히 두드러진 것은 사시만한 것이 없다. 사시를 관찰하여 변혁에 순응하면 천지와 그 차례를 합하게 된다.
주희 본의(本義)·어록
四時之變, 革之大者.
사시의 변함은 변혁의 가장 큰 것이다.
澤中有火, 水能滅火, 此只是說陰盛陽衰. 火盛則克水, 水盛則克火, 此是澤中有火之象, 便有那四時改革底意思. 君子觀這象, 便去治曆明時.
연못 가운데 불이 있으니 물이 능히 불을 끄는 것이다. 이것은 음이 성하면 양이 쇠함을 말한 것이다. 불이 성하면 물을 이기고 물이 성하면 불을 이기니, 이것이 택중유화의 상이요 곧 사시가 고쳐 바뀌는 뜻이 있다. 군자가 이 상을 보고 곧 역법을 다스리고 때를 밝힌다.
治曆明時, 非謂曆當改革. 蓋四時變革中, 便有個治曆明時底道理.
’치력명시’는 역법이 마땅히 개혁되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대개 사시가 변혁하는 가운데 곧 역법을 다스리고 때를 밝히는 도리가 있다.
양씨(楊氏)
相生相克者, 五行之自然. 澤中有火, 則相息必矣. 然不有克何以相生. 不有革何以相因. 君子觀革之象, 知天地之屢革也如此, 於曆數以推之, 即時氣以明之, 則千歲之日至可坐而致者.
서로 생하고 서로 이김은 오행의 자연이다. 연못 가운데 불이 있으면 서로 소멸시킴이 필연이다. 그러나 이김이 없으면 어찌 생겨남이 있으며, 변혁이 없으면 어찌 인연이 있겠는가. 군자가 혁의 상을 보고 천지가 자주 변혁함이 이와 같음을 알아, 역수로써 추정하고 시기로써 밝히면 천 년의 동지도 앉아서 이를 수 있다.
임천 오씨(臨川吳氏)
此變革之至大者也. 曆謂日月五緯之躔次, 時謂春夏秋冬之代序. 推日月而後可定四時, 故治曆所以明時也.
이것은 변혁의 지극히 큰 것이다. 역이란 해와 달과 다섯 행성의 차례를 말하고, 시란 춘하추동의 교대하는 차례를 말한다. 해와 달을 추정한 뒤에야 사시를 정할 수 있으니, 역법을 다스림은 때를 밝히기 위한 것이다.
운봉 호씨(雲峰胡氏)
四時以相生為革, 離兌之交以相克為革. 不相克何以相生. 善治曆者當能明之.
사시는 상생으로써 변혁하고, 리와 태의 사귐은 상극으로써 변혁한다. 상극하지 않으면 어찌 상생하겠는가. 역법을 잘 다스리는 자라야 마땅히 능히 이를 밝힐 수 있다.
서계 이씨(西溪李氏)
晝夜者一日之革, 晦望者一月之革, 分至者一歲之革, 曆元者无窮之革.
낮과 밤은 하루의 혁명이요, 그믐과 보름은 한 달의 혁명이요, 춘분추분하지동지는 한 해의 혁명이요, 역원은 무궁한 혁명이다.
출전: 정이천『이천역전』, 주자『주역본의』·어류, 주역전의대전 제가 잔주(양씨·임천 오씨·운봉 호씨·서계 이씨).
태극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