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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괘

澤雷隨 — 때를 따르되 바름을 잃지 않는다

따르는 것은 편하고 형통하다. 다만 그 따름이 바른가를 스스로 물을 때에만 허물이 없다.

隨 元亨 利貞 无咎

이 괘가 말하는 것

택뢰수(澤雷隨)는 따름의 괘다. 위는 못(兌·기쁨), 아래는 우레(震·움직임)여서, 기뻐서 움직이고 움직이는 자리마다 기쁨이 인다. 마음이 즐거우니 몸이 따라 나서고, 몸이 나서니 다시 기쁨이 된다. 우레가 물을 만나 흡수되듯, 따름은 억지가 아니라 저절로 일어나는 흐름이다. 변화의 때를 사는 사람에게 이 괘는 먼저 이렇게 말한다. 무엇을 따를 것인가, 그리고 그 따름이 바른가.

괘사는 크게 형통하다(元亨) 해놓고 곧바로 조건을 붙인다.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利貞) 허물이 없다(无咎). 남을 따르는 일, 대세에 편승하는 일은 쉽고 편하다. 그래서 형통하다. 그러나 정의롭지 못한 권력, 썩은 흐름을 무작정 좇으면 그것은 속여서 따르는 궤수(詭隨)가 되고, 영혼 없는 추종이 되며, 반드시 탈이 난다. 따름이 좋은 만큼 그 방향을 스스로 검증하라는 것이 이 괘의 무게다.

단전은 따름을 한 단계 더 밀어 올린다. 강한 것이 스스로 내려와 부드러운 것 아래에 든다(剛來而下柔). 이것은 비굴함이 아니라 때에 맞게 자신을 낮추는 유연함이다. 그리고 천하가 따르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때(時)라고 못 박는다. 고정된 법칙에 매이지 않고 상황에 맞추어 저울질하는 지혜, 곧 권(權)이 진정한 따름이다. 복희가 예법을 다 못 만든 것은 지혜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아직 그럴 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억지로 앞서지 말고, 때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 가장 큰 따름이다.

상전은 그 따름을 몸의 자리로 데려온다. 못 가운데 우레가 잠겨 있으니(澤中有雷), 군자는 날이 어두워지면 들어가 편히 쉰다(嚮晦入宴息). 낮에는 스스로 힘써 쉬지 않으나, 저녁이 오면 안으로 들어가 몸을 편안히 한다. 밤에 자야 내일 다시 힘써 나아갈 힘이 생긴다. 따름이란 결국 생체의 리듬, 우주의 때를 거스르지 않고 좇는 일이다. 쉴 줄 아는 것도 수련이며, 쉴 줄 모르는 몸은 오래가지 못한다.

훈장님의 풀이

훈장님의 풀이 — 허곡 선생님의 주역 강의에서

"수는 택뢰수 — 위에는 기쁠 열(說), 밑에는 움직일 동(動). 활동적이면서 세상을 긍정적으로 즐겁게 사는 거. (…) 예필유수라 — 사람은 미리 해서 기쁘고 즐겁다 하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고 반드시 어디엔가 따라가고 싶다, 무슨 일을 해보고 싶다."

"강한 것이 내려와서 음을 따라가는 뜻이 됐다 — 강자가 양보를 하고 음이 위를 지배하고 끌고 가는데 양이 따라간다. (…) 가정에서 여자를 따라주면 편해 — 이기려고 하지 마라, 집에서 자기 식구 이겨봤자 성공할 거 하나도 없어. 지는 게 이기는 거고 훨씬 편해."

"향회 입연식하나니라 — 해 넘어가서 어둠하면, 어둠을 향하거든 들어가서, 자기 집 거처로. 잔치 연 쉴 식 — 편안하게 긴장 안 하고 생각하지 말고, 낮에 있었던 거 다 빼고 즐거운 마음으로 맛있게 먹고 밤을 쉬고 잠자게 돼 있느니라. 이렇게 하면 병 안 난다."

원문과 주석

원문과 주석 — 괘사(卦辭)

隨 元亨 利貞 无咎

수(隨)는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허물이 없다.

정이천『이천역전』

隨之道,可以致大亨也。君子之道,為衆所隨;與已隨於人,及臨事擇所隨,皆隨也。

따름의 도는 가히 크게 형통함을 이룰 수 있다. 군자의 도가 대중이 따르는 바가 되는 것과, 자기가 남을 따르는 것, 그리고 일에 임하여 따를 바를 가리는 것이 모두 따름이다.

隨得其道,則可以致大亨也。凡人君之從善、臣下之奉命、學者之徙義、臨事而從長,皆隨也。

따름이 그 도를 얻으면 크게 형통함을 이룬다. 무릇 인군이 선을 따르고, 신하가 명을 받들며, 배우는 자가 의로 옮겨가고, 일에 임하여 어른을 좇는 것이 다 따름이다.

隨之道,利在於貞正。隨得其正,然後能大亨而无咎。失其正,則有咎矣,豈能亨乎?

따름의 도는 이로움이 바름에 있다. 따름이 그 바름을 얻은 뒤에야 크게 형통하고 허물이 없다. 그 바름을 잃으면 허물이 있으니, 어찌 형통하겠는가.

주자『주역본의』

隨,從也。以卦變言之,本自困卦九來居初,又自噬嗑九來居五,而自未濟來者兼此二變,皆剛來隨柔之義。

수(隨)는 따름이다. 괘변으로 말하면 곤(困)괘에서 양이 와서 초효에 거하고, 서합(噬嗑)에서 양이 와서 오효에 거하며, 미제(未濟)에서 온 것은 이 두 변화를 겸했으니, 모두 강이 와서 유를 따르는 뜻이다.

已能隨物,物來隨已,彼此相從,其通易矣。故其占為元亨。然必利於貞,乃得无咎。

자기가 능히 사물을 따르고 사물이 와서 자기를 따르니, 피차가 서로 좇아 그 통함이 쉽다. 그러므로 그 점이 원형(元亨)이 된다. 그러나 반드시 바름이 이로워야 허물이 없음을 얻는다.

주자는 이어 『춘추좌씨전』양공 9년 목강(穆姜)의 고사를 인용한다. 목강이 유폐되어 점을 쳐 간(艮)이 수(隨)로 변한 괘를 얻자, 태사는 “수는 나가는 것이니 곧 벗어나실 것”이라 풀었다. 그러나 목강은 스스로 말했다.

有是四德,隨而无咎。我皆无之,豈隨也哉?

이 네 가지 덕(元亨利貞)이 있어야 따르더라도 허물이 없다. 나는 이 모두가 없으니, 어찌 따름(의 좋은 점괘)이겠는가.

목강은 어질지 못하니 원(元)이 없고, 나라를 편안케 못했으니 형(亨)이 없으며, 몸을 해쳤으니 이(利)가 없고, 자리를 버리고 음란했으니 정(貞)이 없다 하여, 좋은 점괘를 사양하고 감옥에 남았다. 주자는 “사덕의 풀이가 본래 뜻은 아니나, 그 아래 말은 점법의 뜻을 깊이 얻었다”고 평했다.

제가(諸家)의 주석

후재 풍씨(厚齋馮氏)

震動而兌説,隨之所以元亨也。九五正中當位,所謂利貞也。

진(震)으로 움직이고 태(兌)로 기뻐함이 수가 원형한 까닭이다. 구오가 정중으로 자리에 마땅하니 이른바 이정(利貞)이다.

중계 장씨(中溪張氏)

隨之道,利於貞正。不正則為詭隨,雖大亨而有咎。亦猶影之隨形、響之應聲也。

따름의 도는 바름에 이롭다. 바르지 않으면 속여서 따르는 궤수(詭隨)가 되니, 크게 형통하더라도 허물이 있다. 이는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고 메아리가 소리에 응하는 것과 같다.

운봉 호씨(雲峰胡氏)

屯、臨、无妄、革,皆言元亨利貞,不言无咎。惟隨則以无咎繼之。不正則隨中有事,而蠱患生矣。作易者繼之以无咎,有深意也。

둔·임·무망·혁괘는 모두 원형리정을 말했으나 무구는 말하지 않았다. 오직 수괘에서만 무구로 이었다. 바르지 않으면 따르는 가운데 일이 생겨 고(蠱)의 환난이 생긴다. 역을 지은 이가 무구로 이은 것은 깊은 뜻이 있다.

원문과 주석 — 단전(彖傳)

彖曰:隨,剛來而下柔,動而説,隨。大亨貞无咎,而天下隨時。隨時之義大矣哉!

단전에 말하였다. 수(隨)는 강이 와서 유에게 낮추고, 움직여서 기뻐하니 따름이다. 크게 형통하고 바르며 허물이 없으니, 천하가 때를 따른다. 때를 따르는 뜻이 크도다.

정이천『이천역전』

卦所以為隨,以剛來而下柔,動而説也。以陽剛來下於陰柔,是以上下、下以貴下賤。能如是,物之所説隨也。

괘가 수가 되는 까닭은 강이 와서 유에게 낮추고 움직여서 기뻐하기 때문이다. 양강으로 음유에게 낮추니, 이는 위가 아래에게 하고 귀한 자가 천한 자에게 낮추는 것이다. 능히 이와 같으면 만물이 기뻐하며 따른다.

天下所隨者,時也。故云天下隨時。

천하가 따르는 바는 때다. 그러므로 천하가 때를 따른다고 하였다.

君子之道,隨時而動,從宜適變,不可為典要。非造道之深、知幾能權者,不能與於此也。

군자의 도는 때를 따라 움직여 마땅함을 좇고 변화에 적응하여, 상투적인 법칙으로 삼지 않는다. 도에 나아감이 깊고 기미를 알아 저울질하는 자가 아니면 여기에 참여할 수 없다.

주자『주역본의』

以卦變卦德釋卦名義。王肅本「時」作「之」,今當從之。釋卦辭。言能如是,則天下之所從也。

괘변과 괘덕으로 괘명의 뜻을 해석하였다. 왕숙(王肅) 본에는 시(時)자가 지(之)자로 되어 있으니(天下隨之), 지금 마땅히 그것을 따라야 한다. 괘사를 해석한 것으로, 능히 이와 같이 하면 천하가 따르는 바가 됨을 말한다.

정이천은 천하수시(天下隨時, 천하가 때를 따름)로 읽어 철학적 의미를 넓혔고, 주자는 천하수지(天下隨之, 천하가 그를 따름)로 보아 텍스트를 고증했다.

제가(諸家)의 주석

정자(程子) 어록

自畫卦垂衣裳,至周文方徧。只為時也。若不是隨時,即一聖人岀,百事皆做了。又非聖人智慮所不及,只有時不可也。

복희가 괘를 긋고 의상을 드리운 때로부터 주 문왕에 이르러서야 문명이 두루 갖춰졌으니, 이는 단지 때 때문이다. 때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면 한 성인이 나와 온갖 일을 다 해버렸을 것이다. 성인의 지혜가 미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단지 때가 불가했을 뿐이다.

귀산 양씨(龜山楊氏)

夫趨變无常,各當其可,非夫可與權者,其孰能之?其義豈不大矣哉?

변화를 좇아 일정함이 없으되 각기 그 마땅함에 합당해야 하니, 더불어 저울질할 수 있는 자가 아니면 누가 능히 하겠는가. 그 뜻이 어찌 크지 않겠는가.

절재 채씨(節齋蔡氏)

天下所隨者,聖人之時;而聖人制作,又當隨天下之時。禮樂法度,始於伏羲,成於周者,豈聖人智慮有所不及哉?此隨時之義所以大也。

천하가 따르는 것은 성인의 때이고, 성인이 예악과 법도를 짓는 것은 또한 천하의 때를 따르는 것이다. 예악법도가 복희에게서 시작되어 주나라에서 완성된 것이 어찌 지혜가 모자라서이겠는가. 이것이 수시의 뜻이 큰 까닭이다.

임천 오씨(臨川呉氏)

為人之隨者,以已從人而已,宜若小然。於斯時也,而思義之大,則不以隨為小事而輕且茍矣。

남을 따르는 것은 자기를 굽혀 남을 좇을 뿐이니 작은 것 같으나, 이 때에 그 뜻의 큼을 생각하면 따름을 작은 일로 여겨 가볍고 구차하게 하지 않는다.

운봉 호씨(雲峰胡氏)

曰隨時之義,則隨字重義字輕;曰隨之時義,則二字俱重,而所謂隨時之義,自在其中矣。

수시지의(隨時之義)라 하면 수(隨)자는 무겁고 의(義)자는 가벼우며, 수지시의(隨之時義)라 하면 두 글자가 모두 무거워 이른바 수시의 뜻이 저절로 그 가운데 있게 된다.

원문과 주석 — 상전(象傳)

象曰:澤中有雷,隨。君子以嚮晦入宴息。

상전에 말하였다. 연못 가운데 우레가 있는 것이 수(隨)이니, 군자는 이로써 어두운 때를 향하면 들어가서 편안히 쉰다.

정이천『이천역전』

雷震於澤中,澤隨震而動,為隨之象。君子觀象,以隨時而動。隨時之宜,萬事皆然。

우레가 연못 가운데서 진동하니 연못이 진(震)을 따라 움직이므로 수의 상이 된다. 군자가 상을 관찰하여 때를 따라 움직인다. 때를 따르는 마땅함은 온갖 일이 다 그러하다.

君子晝則自强不息,及嚮昏晦,則入居於内,宴息以安其身。起居隨時,適其宜也。禮,君子晝不居内,夜不居外,隨時之道也。

군자가 낮에는 스스로 힘써 쉬지 않으나, 저녁의 어두움을 향함에 이르러서는 안으로 들어가 편안히 쉬어 그 몸을 편안케 한다. 기거함에 때를 따라 그 마땅함에 맞춘다. 예(禮)에 군자는 낮에 내실에 거하지 않고 밤에 밖에 거하지 않는다 하였으니, 때를 따르는 도다.

주자『주역본의』

雷藏澤中,隨時休息。旣曰雷動,何不言君子以動作,却言宴息?葢其卦震下兌上,乃雷入地中之象。雷隨時藏伏,故君子亦嚮晦入宴息。

우레가 연못 속에 감춰져 있으니 때를 따라 휴식하는 것이다. 이미 우레가 움직인다 해놓고 어찌 군자가 동작한다 하지 않고 도리어 편안히 쉰다 했겠는가. 대개 그 괘가 진(震)이 아래이고 태(兌)가 위이니, 우레가 땅속에 든 상이다. 우레가 때를 따라 감추고 엎드리므로 군자 또한 어두워지면 들어가 편안히 쉰다.

제가(諸家)의 주석

황씨(黄氏)

卦爻取隨時而動,大象取隨時而息。

괘사와 효사는 때를 따라 움직임을 취하고, 대상은 때를 따라 쉼을 취했다.

남헌 장씨(南軒張氏)

隨者,非隨時俛仰之謂。葢有是事,則有是理。君子順理而行,如嚮晦則入宴息,特舉一事之著者言之耳。

따름이란 때를 따라 구부리고 우러르며 눈치 보는 것을 이름이 아니다. 이러한 일이 있으면 이러한 이치가 있으니, 군자는 이치에 순종하여 행할 뿐이다. 어두워지면 들어가 쉰다는 것은 한 가지 드러난 일을 든 것일 뿐이다.

건안 구씨(建安丘氏)

雷,陽聲也。聲於春夏,其動也;收聲於秋冬,其靜也。君子體天行事,故動與雷俱出,而靜與雷俱入。

우레는 양의 소리다. 봄여름에 소리를 냄은 그 움직임이요, 가을겨울에 소리를 거둠은 그 고요함이다. 군자는 하늘을 체받아 일을 행하므로, 움직일 때는 우레와 함께 나오고 고요할 때는 우레와 함께 든다.

或曰:周公坐以待旦,孔子終夜不寢。果嚮晦入宴息之義哉?曰:嚮晦入宴息者,君子隨時之義;待旦不寢者,聖人救時拯世之心也。

혹자가 물었다. 주공은 앉아서 아침을 기다렸고 공자는 밤새 잠자지 않았으니, 과연 향회입연식의 뜻인가. 답하였다. 어두워지면 들어가 쉬는 것은 군자의 때를 따르는 뜻이요, 아침을 기다리며 자지 않는 것은 성인이 때를 구하고 세상을 구제하는 마음이다.

여섯 효 — 자리마다 다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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