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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괘

風火家人 — 안을 바르게 하면 밖은 저절로 바르다

밖에서 상하거든 집으로 돌아오라 — 안을 먼저 바르게 하면 밖은 저절로 바르다.

家人,利女貞。

이 괘가 말하는 것

풍화가인(家人)은 위에 손(巽)의 바람, 아래 리(離)의 불이 놓인 괘다. 서괘전은 이 괘가 명이(明夷) 뒤에 온 까닭을 “밖에서 상한 자는 반드시 그 집으로 돌아온다(傷於外者必反其家)“고 풀었다. 세상에 나가 밝음과 어둠을 겪고 상처 입은 사람이 돌아와 위로받고 안정을 얻는 자리, 그곳이 집이다. 그러나 집은 단순히 쉬는 곳이 아니다. 변화의 시대에 밖이 흔들릴수록, 우리가 끝내 딛고 설 바닥은 가장 가까운 자리 — 내 몸과 내 집 — 임을 이 괘는 먼저 일러 준다.

괘사는 뜻밖에도 짧다. 가인리녀정(家人利女貞), 집안은 여자가 바르게 함이 이롭다. 왜 하필 여자인가. 여기서 여자는 안(內)을 상징한다. 주자는 “먼저 안을 바르게 하고자 함이니, 안이 바르면 밖은 바르지 않음이 없다(內正則外無不正)“고 했다. 밖에서 일이 자꾸 어긋나 무리수를 두게 될 때, 주역은 밖으로 더 내달리라 하지 않고 안으로 돌아오라 한다. 흩어진 마음의 중심, 내 가장 사적인 자리의 질서부터 바로잡는 것 — 이것이 가인이 요구하는 첫 번째 수양이다.

단전은 이를 넓혀 편다. 여자는 안에서 자리를 바르게 하고 남자는 밖에서 자리를 바르게 하니, 남녀가 각자 제자리에 바른 것이 천지의 큰 의리다. 또 “집안에는 엄한 임금이 있으니 부모를 이른다(家人有嚴君焉)“고 했다. 집이 마냥 오냐오냐하는 곳이 아니라 사랑(恩義)과 질서(倫理)가 함께 서는 곳이라는 뜻이다. 부자 사이는 정으로 잇고 부부 사이는 의리로 맺으니, 가정은 정과 의리가 겹친 이중 구조여서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렇게 각자 제 도리를 다해 집이 바르게 서면, 그 질서가 미루어 나가 천하가 안정된다(正家而天下定).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이렇게 안에서 밖으로 이어진다.

대상전은 그 이치를 한 상(象)으로 압축한다. 바람이 불에서 나온다(風自火出). 불이 성하면 그 열기가 데워져 위로 솟아 바람이 되듯, 밖으로 드러나는 모든 것은 안에서 비롯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말에 실상이 있게 하고(言有物), 행동에 한결같음이 있게 한다(行有恒). 정이천은 “말을 삼가고 행동을 닦으면 몸이 바르게 되고 집안이 다스려진다”고 했다. 몸의 수련도 다르지 않다 — 겉으로 뻗는 힘은 어깨가 아니라 안의 중심에서 나오고, 말 한마디의 무게는 그 사람 안에 쌓인 진실에서 나온다. 세상을 데우려는 바람은 언제나 내 안의 불에서 시작한다.

훈장님의 풀이 — 허곡 선생님의 주역 강의에서

가정(家內之道)은 두 가지로 꾸며져 있다 — 父子之親은 정(情)·혈기로 무조건 친한 것(의리가 없다)이고, 夫婦之義는 본디 남남이라 의리로 만나 정이 드는 것이다. 그러니 부부 사이에 의리를 따져야지 정만으로 보면 안 되고, 부자 사이는 정으로 봐야 한다. 가정은 이 정(은의)과 의리가 겹친 이중 구조이니 절대 단순하지 않다.

한 집안 살림은 여자가 반듯한 것이 최고로 이롭다 — 남자가 아니다. 2효(음·中正)는 여자·살림 자리, 5효(양·中正)는 남자다. 5효도 中正인데 왜 여자(2효)만 드는가? 남자가 반듯하면 제 몸 하나만 바를 뿐이고, 가정은 여자 손에 달려 있어 여자가 반듯해야 남자가 반듯해진다(女正則男正).

원문과 주석 — 괘사(卦辭)

家人,利女貞。

가인(家人)은 여자가 바르게 함이 이롭다.

정이천『이천역전』

家人之道,利在女正。女正則家道正矣。夫夫婦婦而家道正,獨云利女貞者,夫正者身正也,女正者家正也。女正則男正可知矣。

가인의 도는 여자(아내)가 바른 것에 이로움이 있다. 여자가 바르면 집안의 도가 바르게 된다. 남편은 남편답고 아내는 아내다워야 집안의 도가 바른데, 유독 ’여자가 바르게 함이 이롭다’고 말한 것은, 남편이 바른 것은 제 몸을 바르게 하는 것이요 여자가 바른 것은 집안을 바르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자가 바르면 남자가 바르게 됨은 가히 알 수 있다.

주희『주역본의』

家人者,一家之人。卦之九五、六二,外内各得其正,故為家人。利女貞者,欲先正乎内也。内正則外无不正矣。

가인이란 한 집안의 사람이다. 괘의 구오와 육이가 바깥과 안에서 각각 그 바름을 얻었으므로 가인이 된 것이다. ’여자가 바르게 함이 이롭다’는 것은 먼저 안을 바르게 하고자 함이다. 안이 바르면 밖은 바르지 않음이 없게 된다.

중계 장씨(中溪張氏)

家人之義以内為主,六二居内而位正,故曰利女貞。女正則家道成矣。

가인의 뜻은 안을 위주로 하는데, 육이가 안에 거하면서 자리가 바르므로 ’이녀정’이라 하였다. 여자가 바르면 가도가 이루어진다.

或謂男女莫非家人,而獨曰利女貞者何邪?葢家人合巽離而成卦,巽長女而位四,離中女而位二,以柔居柔,各得其正,此亦利女貞之義。昔舜刑于二女,正合家人巽離之象。

혹자가 이르기를 “남녀가 모두 집안사람 아님이 없는데 유독 ’이녀정’이라 말한 것은 어째서인가?” 하니, 대개 가인 괘는 손(巽)과 리(離)가 합하여 괘를 이루었는데, 손은 장녀로서 4효에 위치하고 리는 중녀로서 2효에 위치하여 유(柔)로써 유의 자리에 거해 각각 그 바름을 얻었으니, 이 또한 ’이녀정’의 뜻이다. 옛날 순임금이 요임금의 두 딸에게 모범을 보인 것(刑于二女)이 정확히 가인의 손과 리의 상과 부합한다.

성재 양씨(誠齋楊氏)

正莫易於天下,而莫難於一家;莫易於一家之父子兄弟,而莫難於一婦。一婦正,一家正;一家正,天下定矣。故家人之卦辭曰利女貞。

바르게 하는 것은 천하보다 쉬운 것이 없고 한 집안보다 어려운 것이 없다. 또한 한 집안의 부자와 형제보다 쉬운 것이 없고 한 부인(아내)보다 어려운 것이 없다. 한 부인이 바르면 온 집안이 바르게 되고, 한 집안이 바르게 되면 천하가 평정된다. 그러므로 가인 괘의 괘사에 “여자가 바르게 함이 이롭다”고 한 것이다.

운봉 호씨(雲峰胡氏)

家人,九五居外,六二居内,男女正位之象也;長女居上,中女居下,尊卑有序之象也;四陽二陰,陽強而陰弱,夫唱婦隨之象也;二柔皆居陰位,執柔而不敢抗之象也;内明而外巽,處家之象也;自初至五皆貞,尊卑各安其分之象也。而卦獨曰利女貞,先正乎内也。

가인 괘는, 구오가 밖에 거하고 육이가 안에 거하니 남녀가 자리를 바르게 한 상이요, 장녀(손)가 위에 거하고 중녀(리)가 아래에 거하니 존비의 서열이 있는 상이요, 네 개의 양과 두 개의 음이라 양이 강하고 음이 약하니 남편이 부르면 아내가 따르는 상이요, 두 유(2·4효)가 모두 음자리에 거하니 부드러움을 쥐고 감히 항거하지 않는 상이요, 안으로 밝고 밖으로 공손하니 집안에 대처하는 상이요, 초효부터 5효까지 모두 바르니 존비가 각각 그 분수에 편안한 상이다. 그런데 괘가 유독 ’여자가 바르게 함이 이롭다’고 말한 것은 먼저 안을 바르게 하기 위함이다.

天下以國為内,國以家為内,家以女為内。在咸之時二女尚少,此中女與長女則家道既成之象也。

천하는 나라를 안으로 삼고, 나라는 집안을 안으로 삼으며, 집안은 여자(아내)를 안으로 삼는다. 함(咸)의 때에는 두 여자(소녀·중녀)가 아직 어렸으나, 이 괘의 중녀와 장녀는 곧 집안의 도가 이미 완성된 상이다.

巽長女一陰在下而順,今居上卦之下而得其正;離中女一陰在中而明,今居下卦之中而得其正。此所以為女之正而其家无不正者。要之,家人内也,當以離内為主。

손(巽) 장녀는 하나의 음이 아래에 있어 순종하는데 지금 상괘의 아래(4효)에 거하여 그 바름을 얻었다. 리(離) 중녀는 하나의 음이 가운데에 있어 밝은데 지금 하괘의 가운데(2효)에 거하여 그 바름을 얻었다. 이것이 ‘여자가 바르면 그 집안에 바르지 않음이 없는’ 까닭이다. 요컨대 가인은 안이니, 마땅히 리(離) 내괘로써 주인을 삼아야 한다.

원문과 주석 — 단전(彖傳)

彖曰:家人,女正位乎内,男正位乎外。男女正,天地之大義也。家人有嚴君焉,父母之謂也。父父,子子,兄兄,弟弟,夫夫,婦婦,而家道正。正家而天下定矣。

단전에 이르길, 가인은 여자가 안에서 자리를 바르게 하고 남자가 밖에서 자리를 바르게 한다. 남녀가 바른 것이 천지의 큰 의리이다. 집안에 엄격한 임금이 있으니 부모를 이르는 것이다.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다우며, 형은 형답고 아우는 아우다우며, 남편은 남편답고 아내는 아내다워야 집안의 도가 바르게 된다. 집안을 바르게 하면 천하가 평정될 것이다.

정이천『이천역전』

彖以卦才而言,陽居五在外也,陰居二處内也。男女各得其正位也,尊卑内外之道正合天地陰陽之大義也。

단전은 괘의 재주로써 말하였다. 양(구오)이 5위(밖)에 거하고 음(육이)이 2위(안)에 처하였으니, 남녀가 각각 그 바른 자리를 얻은 것이다. 존비와 내외의 도가 정확히 천지 음양의 큰 의리와 부합하는 것이다.

家人之道,必有所尊嚴而君長者,謂父母也。雖一家之小,无尊嚴則孝敬衰,无君長則法度廢。有嚴君而後家道正,家者國之則也。

가인의 도는 반드시 존엄하고 군장(어른)되는 바가 있어야 하니 곧 부모를 이른다. 비록 한 집안의 작은 규모라도 존엄함이 없으면 효도와 공경이 쇠퇴하고 군장이 없으면 법도가 무너진다. 엄격한 임금이 있은 뒤에야 집안의 도가 바르게 되니, 집안은 나라의 법도가 되는 것이다.

父子、兄弟、夫婦各得其道則家道正矣。推一家之道可以及天下,故家正則天下定矣。

부자, 형제, 부부가 각각 그 도(역할)를 얻으면 집안의 도가 바르게 된다. 한 집안의 도를 미루어 천하에 미칠 수 있으므로, 집안이 바르면 곧 천하가 평정되는 것이다.

주희『주역본의』및 문답

以卦體九五、六二釋利女貞之義。亦謂二五。上父、初子、五三夫、四二婦、五兄、三弟,以卦畫推之又有此象。

(여정위호내천지지대의야는) 괘체인 구오와 육이로써 ’이녀정’의 뜻을 풀이하였다. (가인유엄군언도) 또한 2효와 5효를 이른 것이다. (부부·자자~는) 상효는 아버지요 초효는 자식이며, 5효와 3효(양)는 남편이고 4효와 2효(음)는 아내이며, 5효는 형이고 3효는 아우이니, 괘의 획으로 미루어보면 또 이러한 상이 있다.

或問:傳曰家人之道,必有所尊嚴而君長者謂父母也,如此則嚴君作兩字説。然自舊諸家只作一字説,未知如何?朱子曰:所尊嚴之君長也。

혹자가 묻기를 “정전에서 ’존엄하고 군장되는 바가 부모다’라고 하여 엄군을 두 글자(엄격함+군장)로 설했는데, 예전부터 여러 주석가들은 단지 한 글자(엄격한 군주)로만 설했습니다. 어떠합니까?” 하니, 주자가 답하기를 “존엄한 바의 군장이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問:家人彖辭不盡取象,曰注中所以但取二五不及他象者,但因彖傳而言耳。大扺彖傳取象最精,象中所取却恐有假合處。

묻기를 “가인 괘사는 괘상을 다 취하지 않았습니다” 하니, 주자가 말하기를 “주석에서 단지 2효와 5효만 취하고 다른 상에 미치지 않은 것은 단지 단전을 인하여 말했을 뿐이다. 대저 단전이 상을 취한 것이 가장 정밀하고, 상전 중에 취한 것은 도리어 억지로 꿰맞춘 곳이 있을까 두렵다.”

중계 장씨(中溪張氏)

卦辭但言利女貞,而彖辭則曰男女正。葢離下巽上則為家人。在内卦以六居二,陰得陰位,則女正位乎内也;在外卦以九居五,陽得陽位,則男正位乎外也。男女之位各得其正,乃天地陰陽之大義也。

괘사에서는 단지 ’이녀정’만 말했는데 단사(단전)에서는 곧 ’남녀가 바르다’고 하였다. 대개 리 아래, 손 위가 가인이 되는데, 내괘에서 6(음)이 2위에 거하여 음이 음자리를 얻었으니 여자가 안에서 자리를 바르게 한 것이요, 외괘에서 9(양)가 5위에 거하여 양이 양자리를 얻었으니 남자가 밖에서 자리를 바르게 한 것이다. 남녀의 자리가 각각 그 바름을 얻음이 곧 천지 음양의 큰 의리이다.

풍거비(馮氏去非)

經止言女正,而孔子推明一家之人皆利於正,有補世教為多。

경(괘사)에서는 단지 ’여자가 바르다’고만 했는데, 공자(단전)가 미루어 밝혀서 ’한 집안의 사람이 모두 바른 것에 이로움이 있다’고 하셨으니, 세상의 가르침을 보충함이 많다.

兼三才而兩之,五天二地也。

또 괘는 삼재(천지인)를 겸하여 둘씩(음양) 짝지었으니, 5효는 하늘(남편)이요 2효는 땅(아내)이다.

건안 구씨(建安丘氏)

既言男女之正,至此又推本於父母之嚴,曰家人有嚴君焉。君謂父母,即一家之君長也。君長嚴則臣下肅,父母嚴則家道齊。必父母之嚴於其子,如君之嚴於其臣,則倫理一定,尊卑截然,无干名犯分之事,而家道正。家道既正,則天下莫不一於正矣。

이미 남녀의 바름을 말하고서 여기에 이르러 또 부모의 엄격함으로 근본을 미루어 ’가인에 엄군이 있다’고 하였다. 군(君)은 부모를 이르니 즉 한 집안의 어른이다. 군장이 엄격하면 신하들이 숙연해지고 부모가 엄격하면 집안의 도가 가지런해진다. 반드시 부모가 그 자식에게 엄격함이 임금이 그 신하에게 엄격함과 같아야 윤리가 단번에 정해지고 존비가 뚜렷해져서, 명분을 범하고 분수를 넘는 일이 없어 가도가 바르게 된다. 가도가 이미 바르게 되면 천하가 바름으로 하나 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조씨(趙氏)

父義母慈,母何以亦稱嚴?葢母之不嚴,家之蠧也。瀆上下之分,庇子弟之過,亂内外之别。嫚帷薄之儀,父雖嚴,有不能盡察者。必父母尊嚴,内外齊肅,然後父尊子卑、兄友弟恭、夫制婦聽,各盡其道,而後家道正。正家而天下定矣。

아버지는 의롭고 어머니는 자애로워야 하거늘 어머니를 어찌하여 또한 ’엄격하다’고 칭했는가? 대개 어머니가 엄격하지 않은 것은 집안의 좀벌레다. 상하의 분수를 더럽히고 자제들의 허물을 덮어주며 안팎의 구별을 어지럽힌다. 남녀의 휘장(규범)을 업신여기면 아버지가 비록 엄격하더라도 능히 다 살피지 못함이 있다. 반드시 부모가 모두 존엄하고 안팎이 가지런하고 숙연한 연후에야 아버지는 높고 자식은 낮으며, 형은 우애하고 아우는 공경하며, 남편이 제어하고 아내가 들어 각각 그 도를 다한 뒤에 가도가 바르게 된다. 집안을 바르게 하면 천하가 평정될 것이다.

사마광(涑水司馬氏)

家者治之至小者也。然亦有嚴君之道焉。嚴,恭也。知事親則知事君矣。

집안이라는 것은 다스림의 지극히 작은 것이다. 그러나 또한 ’엄격한 임금’의 도가 있다. 엄(嚴)은 공경함이다. 어버이 섬길 줄 알면 곧 임금 섬길 줄도 알게 된다.

운봉 호씨(雲峰胡氏)

本義指二五言,在男女則九五六二皆正,在父母則九五之剛可謂之嚴,六二之柔未必能嚴。故夫子發彖辭言外之意曰「家人有嚴君焉,父母之謂也」,其旨深哉!

본의(주희)는 2효와 5효를 가리켜 말했는데, 남녀에 있어서는 구오와 육이가 모두 바르나 부모에 있어서는 구오의 강(剛)은 가히 ’엄격하다’고 이를 수 있으나 육이의 유(柔)는 반드시 능히 엄격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공자가 괘사의 말 밖의 뜻을 발명하여 “가인에 엄군이 있으니 부모를 이른다”고 하셨으니 그 뜻이 깊도다!

齊家之道,在篤恩義,然以正倫理為本。上父初子,上下分而父子之倫正矣。五夫二婦,五上四下也;三夫二婦,三上二下也。五兄三弟,五上三下也。夫婦之上下分而夫婦正,兄弟之上下分而兄弟正矣。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도는 은혜와 의리를 도탑게 함에 있으나 윤리를 바르게 함을 근본으로 삼는다. 위는 아버지(상효)고 아래는 자식(초효)이니 상하가 나뉘어 부자의 윤리가 바르다. 5효(남편)와 2효(아내), 5가 위고 4가 아래이며, 3효(남편)와 2효(아내), 3이 위고 2가 아래이니 부부의 상하가 나뉘어 부부가 바르다. 5효(형)와 3효(아우), 5가 위고 3이 아래이니 형제의 상하가 나뉘어 형제가 바르다.

特父子之上下相去甚遠而其分嚴,兄弟之相去甚近而其情親。夫婦雖相比,而亦未嘗无上下之分也。卦惟以女正為利,夫子發言外之意,則謂男女皆當正,又謂父子兄弟夫婦皆當正。本義又即卦畫以推其象,明且備矣。

특별히 부자의 상하는 서로 떨어짐이 심히 멀어서 그 분수가 엄격하고, 형제의 떨어짐은 심히 가까워 그 정이 친하다. 부부는 비록 서로 가깝게 친하나 또한 일찍이 상하의 분수가 없지 않다. 괘는 오직 ’여자가 바르게 함’으로써 이로움을 삼았으나, 공자가 그 언외지정을 발명하여 ’남녀가 모두 마땅히 발라야 한다’고 했고 또 ’부자·형제·부부가 모두 마땅히 발라야 한다’고 했다. 본의(주희)가 또 괘의 획에 나아가 그 상을 미루었으니, 밝고 또한 잘 갖추어졌다.

원문과 주석 — 상전(象傳)

象曰:風自火出,家人。君子以言有物而行有恒。

상전에 이르길, 바람이 불에서 나오는 것이 가인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말에 실상이 있고 행동에 떳떳함이 있게 한다.

정이천『이천역전』

正家之本,在正其身。正身之道,一言一動不可易也。

집안을 바르게 하는 근본은 그 몸을 바르게 함에 있다. 몸을 바르게 하는 도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가벼이 바꿀 수 없는 것이다.

君子觀風自火出之象,知事之由内而出,故所言必有物,所行必有恒也。物,謂事實;恒,謂常度法則也。德業之著於外,由言行之謹於内也。言慎行脩,則身正而家治矣。

군자는 바람이 불에서 나오는 상을 관찰하여 일이 안으로부터 말미암아 밖으로 나오는 것임을 안다. 그러므로 그 말하는 바는 반드시 실상이 있어야 하고 행하는 바는 반드시 떳떳함이 있어야 한다. ’물(物)’은 사실을 이르고 ’항(恒)’은 일정한 법도와 규칙을 이른다. 덕업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은 언행을 안에서 삼가기 때문이다. 말을 삼가고 행동을 닦으면 몸이 바르게 되고 집안이 다스려진다.

주희『주역본의』및 문답

身脩則家治矣。

몸이 닦이면 집안이 다스려진다.

風自火出,家人。自火中有風,如一堆火光,此氣自熏蒸上出是也。

주자가 말하기를 “‘바람이 불에서 나옴이 가인이다.’ 불 가운데서 자연히 바람이 있으니, 마치 한 무더기의 불빛처럼 이 기운이 자연히 후끈하게 데워져 위로 솟아오르는 것이 이것이다.”

問:風自火出。曰:謂如一火,火必有氣衝上去,便是風自火出。然此只是言自内及外之意。

묻기를 “바람이 불에서 나온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니, 주자가 답하기를 “마치 하나의 불과 같아서 불에는 반드시 기운이 위로 치솟아 올라가는 것이 있으니 곧 바람이 불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안으로부터 밖에 미친다는 뜻을 말한 것일 뿐이다.”

면재 황씨(勉齋黄氏)

風自火出,明内齊外之義。今曰身脩家治,則於風自火出之象有所未明。火在内卦為明内,明身脩也;風在外卦為齊外,齊家治也。上九一爻是其義也。

바람이 불에서 나옴은 ’안을 밝히고 밖을 가지런히 한다’는 뜻이다. 지금 (주희가) ’몸이 닦이면 집안이 다스려진다’고 하였으니 바람이 불에서 나오는 상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바가 있다. 불(火)이 내괘(하괘)에 있음은 안을 밝게 함이니 ’몸을 닦음’이요, 바람(風)이 외괘(상괘)에 있음은 밖을 가지런히 함이니 ’집안을 다스림’이다. 가인 괘의 맨 마지막인 상구 한 효가 바로 이 뜻이다.

중계 장씨(中溪張氏)

巽為風,離為火。葢火熾則風生,而火者風之母也。君子知風自火出之象,則知風化之本自家而出,而家之本又自身而出也。

손은 바람이 되고 리는 불이 된다. 대개 불이 치성하면 바람이 생기니 불은 바람의 어미이다. 군자가 바람이 불에서 나오는 상을 알면, 곧 풍속을 교화하는 근본이 자기 집안에서 나오고 집안의 근본이 또 자기 몸에서 나옴을 아는 것이다.

夫身之所出惟言與行。物猶不誠无物之物,謂事實也。恒,常度也。言有物則非虚言,行有恒則非偽行。言行相顧則其身脩,身脩則家齊國治天下平矣。此知風之自也。

무릇 몸에서 나오는 것은 오직 말과 행동뿐이다. 물(物)은 『중용』의 ’정성스럽지 않으면 사물이 없다’의 물과 같으니 사실을 이르고, 항(恒)은 떳떳한 법도이다. 말에 알맹이가 있으면 빈말이 아니요, 행동에 일관성이 있으면 거짓된 행동이 아니다. 말과 행동이 서로 돌아보면 그 몸이 닦이고, 몸이 닦이면 집안이 가지런해지며 나라가 다스려지고 천하가 평화로워진다. 이것이 바람이 말미암는 곳을 아는 것이다.

서계 이씨(西溪李氏)

風自火出,槖籥之火也。大凡鼓鑄,須是鼓得許多風從火裏出,故風自火出。槖籥自有一箇戸庭閫奥家之象也。就中必有模範。風也,火也,金也,器也,皆有模範。

바람이 불에서 나옴은 풀무의 불이다. 무릇 풀무질하여 쇠를 불릴 때 모름지기 바람을 잔뜩 일으켜 불 속에서 나오게 하므로 ’바람이 불에서 나온다’고 한 것이다. 풀무에는 자연히 ’호정(집의 뜰)’과 ’곤오(집의 안방)’와 같은 집(家)의 상이 있다. 그 가운데에는 반드시 모범(쇳물을 붓는 거푸집)이 있다. 바람·불·쇳물·그릇이 모두 모범을 가진다.

君子體之,言有物,行有恒,正家以身言行,身之模範也。物恒其則也,一身之模範,一家之模範也。一家之模範,天下之模範也。

군자가 이를 체득하여 ‘말에 알맹이가 있고 행동에 일관성이 있게’ 하니, 집안을 바르게 함에 몸의 말과 행동을 ’몸의 모범(거푸집)’으로 삼는 것이다. 물(실상)과 항(일관성)이 그 법칙이다. 한 몸의 모범이 한 집안의 모범이 되고, 한 집안의 모범이 천하의 모범이 된다.

여섯 효 — 자리마다 다른 말

변화의 지도

도전(綜)火澤睽위아래를 뒤집으면
배합(錯)雷水解음양을 모두 바꾸면
호괘(互)火水未濟속에 품은 괘

서괘의 이음:← 地火明夷風火家人火澤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