重山艮 · 64괘 사전

六五 — 그 볼뼈에서 그친다

六五,艮其輔,言有序,悔亡。
중정함 (최적 심리 상태)오효, 음유가 양위에 거함 (유약한 존위)윗사람을 보좌하거나 아래를 이끄는 관계절제/중도

육오는 상괘 간(艮)의 가운데이자 군주의 자리다. 몸으로 치면 뺨 옆의 광대뼈, 곧 보(輔)의 자리에 해당한다. 보는 말이 나오는 근원이다. 군주가 그 볼뼈에서 멈춘다는 것은 말을 함부로 뱉지 않는다는 뜻이다. 입을 열기 전에 한 번 멈추면 말에 순서가 생기고, 음이 양의 자리에 거하여 본래 따르던 후회도 사라진다.

정이천은 사람이 마땅히 삼가고 멈춰야 할 것은 오직 말과 행실 두 가지라 하였다. 말이 가볍고 질서가 없으면 후회가 따르지만, 그 나오는 자리에서 멈추면 절도에 맞아 차례가 있게 된다. 주자는 후회란 음으로써 양의 자리에 거한 데서 오는 것인데, 육오가 보의 자리에 해당하여 말을 절제하므로 그 후회가 사라진다고 풀었다.

중계 장씨의 말이 이 효의 핵심을 짚는다. 말이 아직 도리에 맞지 않는데 굳이 내놓느니, 차라리 그 볼뼈에서 멈추어 말하지 않는 편이 낫다. 그러나 이것은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말하지 않는 것이다. 침묵이 목적이 아니라, 말의 무게를 지키기 위한 멈춤이다.

말은 한번 나가면 거두지 못한다. 회의에서 의견을 내려는 순간, 화가 치밀어 대꾸하려는 순간, 무언가를 올려 알리고 싶은 순간 — 입이 열리기 전 그 짧은 사이에 멈춰 서 보라. “이 말에 순서가 있는가, 절도에 맞는가”를 스스로 묻는 그 한 호흡이 후회의 대부분을 없앤다. 몸으로도 같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턱을 악문다. 턱의 긴장을 풀고 입을 살짝 열어 고르게 숨을 쉬면, 쏟아내려던 말의 충동이 먼저 가라앉는다. 멈출 줄 아는 자리에서 말도 힘도 가장 무거워진다.

훈장님의 풀이 — 허곡 선생님의 주역 강의에서

六五는 광대뼈(輔, 입을 구성한 뼈, 말의 근원)다 — 말이 나오는 곳에 그쳐 — 혀를 안 놀려 말이 입 안에 머물 때(보는 순간) 한 번 더 생각하니, 말에 순서가 있다(言有序·言不妄發).

六五는 음이 양자리라 기본은 잘못(부정)이나 得中하여(中) — 중에는 바름이 있어(中以爲正) 후회가 사라진다(悔亡). 輔(중앙)에서 그쳐 말이 좌우로 안 기우니(혀가 좌우로 움직여야 말이 됨), 중심을 잡는다.

殷 高宗은 3년을 말하지 않다(諒陰) 한 번 말하자 천하가 우러렀고(傅說을 얻음), 齊 威王은 3년을 울지 않다(不鳴) 한 번 울자 천하가 놀랐다(一鳴驚人) — 덕이 있는 자라야 반드시 말을 제대로 한다(有德者必有言). 말을 입에만 올리는 것(滕口說)·입에만 발린 말(口耳之學)은 경계한다. (말을 한 것과 안 한 것 중 안 한 것이 훨씬 낫다.)

원문과 주석 — 경문·소상전과 정이천·주자·제가의 풀이

효사

六五,艮其輔,言有序,悔亡。

육오는 그 볼뼈에서 그치니, 말에 질서가 있어 후회가 사라진다.

상전(象傳)

象曰:艮其輔,以中正也。

상(象)에 말하기를, 그 볼뼈에서 그침은 중정(中正)으로써이다.

정이천『이천역전』

五君位,艮之主也。主天下之止者也。而陰柔之才,不足以當此義。故止以在上取輔義言之。人之所當慎而止者,唯言行也。五在上,故以輔言。輔,言之所由出也。艮於輔,則不妄出而有序也。言輕而无序,則有悔。止之於輔,則悔亡也。有序,中節有次序也。

오효는 군위(君位)이니 간(艮)의 주인이며 천하의 멈춤을 주관하는 자이다. 그러나 음유의 재주가 이 뜻을 감당하기에 부족하므로, 위에 있다는 것만 취하여 보(輔)의 뜻으로 말하였다. 사람이 마땅히 삼가고 멈춰야 할 것은 오직 말과 행실이다. 보는 말이 나오는 곳이니, 보에서 멈추면 함부로 나오지 않아 질서가 있다. 말이 가볍고 질서가 없으면 후회가 있고, 보에서 멈추면 후회가 사라진다. ’유서(有序)’는 절도에 맞고 차례가 있다는 것이다.

輔與頰舌,皆言所由出,而輔在中。艮其輔,謂止於中也。

보와 뺨과 혀는 모두 말이 나오는 곳이나 보는 그 가운데에 있다. 간기보는 곧 중(中)에서 멈추는 것을 이른다.

주자『주역본의』

六五當輔之處,故其象如此。而其占悔亡也。悔謂以陰居陽。

육오가 보의 자리에 해당하므로 그 상이 이와 같고, 그 점은 후회가 사라지는 것이다. 후회란 음으로써 양의 자리에 거한 것을 이른다.

상전에 대하여:

正字羨文,叶韻可見。

상전의 ‘정(正)’ 자는 잉문(羨文)이니 운(韻)을 맞춘 데서 볼 수 있다. (본래 ’중(中)’으로 충분하나 운율을 위해 ’정’자를 더한 것이다.)

중계 장씨(中溪張氏)

輔者,頰輔也,言之所由出也。五以柔居尊而得中,則為絲綸之言。故與其言未中倫,孰若止其輔而不言?非不言也,不輕言也。言不妄出,則秩秩德音,自然有序,而其悔乃亡。故咸上六曰「咸其輔頰舌」,而夫子亦以「滕口説」為戒也。

보(輔)는 뺨뼈이니 말이 나오는 곳이다. 오효가 유(柔)로써 존위에 거하여 중을 얻으면 조정의 말씀이 된다. 그러므로 말이 아직 도리에 맞지 않느니 차라리 그 볼뼈에서 멈추어 말하지 않음이 낫지 않겠는가.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말하지 않는 것이다. 말이 함부로 나오지 않으면 질서 정연한 덕스러운 소리가 자연히 순서가 있게 되어 후회가 사라진다. 그러므로 함(咸) 괘 상육에 ’그 볼뼈와 뺨과 혀에서 감응한다’고 하였고, 공자도 ’입을 놀려 말하는 것’을 경계로 삼았다.

운봉 호씨(雲峰胡氏)

輔,頰之兩傍骨,背後可得而見者。咸言其面,故并見頰舌。艮其背,故止言輔。初艮趾,止其行也。五艮輔,止其言也。能止其言者,必能止其所行,故悔亡。

보(輔)는 뺨 양쪽의 뼈로 뒤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함(咸) 괘는 앞면을 말하므로 뺨과 혀를 아울러 말하였고, 간(艮) 괘는 등을 말하므로 오직 보만 말하였다. 초효의 간기지는 그 행함을 멈추는 것이요, 오효의 간기보는 그 말을 멈추는 것이다. 능히 그 말을 멈추는 자는 반드시 그 행함도 멈출 수 있으므로 후회가 사라진다.

성재 양씨(誠齋楊氏)

高宗三年不言,一言而四海咸仰威。王三年不鳴,一鳴而齊國震驚。六五所以能艮其輔而言有序者,以其德之中正而已。所謂有德者必有言也。

고종은 3년 동안 말하지 않다가 한마디 하니 사해가 모두 위엄을 앙모하였고, 위왕은 3년 동안 울지 않다가 한번 울자 제나라가 진동하여 놀랐다. 육오가 능히 간기보하여 언유서할 수 있는 까닭은 그 덕이 중정함으로써일 뿐이니, 이른바 ’덕이 있는 자는 반드시 말이 있다’는 것이 이것이다.

융산 이씨(隆山李氏)

人所見於外者,不過言行二者。在下有腓趾以象其行,在上有輔頰以象其言。所以明艮之義則一也。

사람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은 말과 행실 두 가지에 불과하다. 아래에는 종아리와 발가락이 있어 그 행실을 상징하고, 위에는 볼뼈와 뺨이 있어 그 말을 상징하니, 간(艮)의 뜻을 밝히는 것은 하나이다.

출전: 경문·소상전 및 정이천『이천역전』·주자『주역본의』·제가 주석은 주역전의대전에 따름.

이 효가 動하면風山漸(53번 괘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