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효(六五)는 정괘(鼎卦)의 주인이요, 솥의 귀(耳)다. 솥은 귀를 들어야 옮길 수 있으니, 솥을 들고 놓는 일이 모두 귀에 달려 있다. 육오는 그 귀의 자리에서 가운데를 얻어 중덕(中德)을 갖추었으니, 누런 귀(黃耳)라 한다. 황(黃)은 중앙의 색이라, 자리의 높음이 아니라 마음의 중심을 가리킨다.
황이금현(黃耳金鉉) — 누런 귀에 쇠고리다. 금(金)은 굳고 강한 것이니, 육오가 아래 구이(九二)의 강중(剛中)에 응하여 그 강함을 받는 모습이다. 정이천은 이를 구이의 정응으로 보았고, 주자는 구이를 따르되 상구(上九)일 수도 있다는 설을 나란히 두었다. 쌍호 호씨와 운봉 호씨는 고리가 귀 위에 있어야 솥을 들 수 있으니 아래의 구이보다 위의 상구가 더 마땅하다 하였다. 이 논쟁이 갈리는 것 자체가, 같은 효도 보는 자리에 따라 금이 되고 옥이 됨을 보여준다.
정작 이 효의 핵심은 “곧으면 이롭다(利貞)“는 경계에 있다. 육오는 중은 얻었으나 자질이 본래 음유하다. 그래서 반드시 바름에 굳건해야 한다. 소상전이 “중으로써 실을 삼는다(中以為實)“고 한 것은, 육오의 참된 알맹이가 높은 자리도 강한 보좌도 아니라 가운데를 지키는 중덕임을 밝힌 것이다.
곧음이란 이쪽저쪽에 매달리지 않는 것이다. 아래 구이에게도 위 상구에게도 내가 먼저 가서 매달리면 이미 곧음이 아니다. 중심을 꽉 잡아 흔들리지 않으면, 도움은 저쪽에서 나를 향해 다가온다. 몸을 세울 때도 같다. 무게중심을 가운데 두고 반듯이 서면 힘이 저절로 실리지만, 한쪽으로 기대는 순간 온몸이 그쪽에 끌려간다. 사람을 얻는 일도, 자리를 지키는 일도, 먼저 내 중심을 곧게 세우는 데서 시작한다.
훈장님의 풀이 — 허곡 선생님의 주역 강의에서
'솥에 누런 귀와 쇠고리니 곧으면 이롭다(鼎黃耳 金鉉 利貞)' — 六五는 솥의 귀(耳)다. 누런 것(黃)은 가운데 색(中色·土色)이니 가운데 자리(五)의 中德이요, 쇠고리(金鉉)는 단단한 쇠라 — 강한 양(二)과 응하여 그 강함을 받는다(柔中得中·應乎剛). 五는 솥의 주인이라(鼎之主) 솥귀가 중앙에 무게를 잡아야 솥을 들 수 있다.
'곧으면 이롭다(利貞)' 함은 — 곧게 자신을 꽉 잡아 흔들리지 않는 데 있을 따름이다(在堅貞自守). 아래 二에도 매달리지 말고 위 上九에도 매달리지 말고 — 그들이 나를 도우러 오게 해야지, 내가 가서 매달리면 곧음이 아니다. 이쪽저쪽 붙는 자는 중심 없는 간신이다.
쇠(金)는 깨끗이 깎으면 빛이 밖으로 반사되고(光在外), 옥(玉)은 다듬을수록 빛이 속으로 들어간다(光在內) — 그래서 쇠는 영웅호걸에 견주고(英雄豪傑), 옥은 성인에 견준다(聖人). (…) 그러니 五에서 上九를 보면 단단한 쇠(金鉉)요, 上九가 제 자리(음자리)에서 보면 옥(玉鉉)이니 — 같은 효도 관점에 따라 금도 되고 옥도 된다. 머리를 한 군데 꽂으면 다음이 해석 안 되니 — 비워 두어야 한다.
원문과 주석 — 경문·소상전·정이천·주자·제가
경문(經文)
六五。鼎黃耳金鉉,利貞。
솥에 누런 귀와 쇠고리니, 곧으면 이롭다.
소상전(小象傳)
象曰:鼎黃耳,中以為實也。
솥의 누런 귀는 가운데로써 실(實)을 삼은 것이다.
정이천 전(程傳) — 효사
五在鼎上,耳之象也。鼎之舉措在耳,為鼎之主也。五有中徳,故曰黃耳。鉉,加耳者也。二應於五,來從於耳者也。二有剛中之徳,陽體剛,中色黃,故為金鉉。五文明得中而應剛,二剛中巽體而上應,才无不足也。相應至善矣,所利在貞固而已。六五居中應中,不至於失正,而質本隂柔,故戒以貞固於中也。
오효가 솥의 위에 있으니 귀의 상이다. 솥을 들고 놓는 것이 귀에 달려 있으니 솥의 주인이 된다. 오효에 중덕이 있으므로 황이라 한다. 현(鉉)은 귀에 더하는 것이다. 이효가 오효에 응하여 와서 귀에 따르는 것이다. 이효에 강중의 덕이 있으니, 양체는 강하고 중의 색은 황이므로 금현이 된다. 오효는 문명하고 중을 얻어 강에 응하고, 이효는 강중이면서 손체로 위에 응하니 재질이 부족함이 없다. 서로 응함이 지극히 선하니, 이로운 바는 정고함에 있을 뿐이다. 육오가 가운데에 있으면서 가운데에 응하니 바름을 잃기에는 이르지 않으나, 자질이 본래 음유이므로 중에 정고할 것을 경계한 것이다.
정이천 전 — 소상전
六五以得中為善,是以中為實徳也。五之所以聰明、應剛、為鼎之主、得鼎之道,皆由得中也。
육오가 중을 얻은 것으로 선을 삼으니, 중을 실덕으로 삼은 것이다. 오효가 총명하고 강에 응하며 솥의 주인이 되고 솥의 도를 얻은 것이 모두 중을 얻었기 때문이다.
주자 본의(本義)
五於象為耳,而有中徳,故云黃耳。金,堅剛之物,貫耳以舉鼎者也。五虚中以應九二之堅剛,故其象如此,而其占則利在貞固而已。或曰:金以上九而言,更詳之。
오효는 상에서 귀가 되고 중덕이 있으므로 황이라 한다. 금은 굳고 강한 물건이니 귀를 꿰어 솥을 드는 것이다. 오효가 가운데가 비어 구이의 굳고 강함에 응하므로 그 상이 이와 같고, 그 점은 바르고 굳게 함에 이로울 뿐이다. 혹 이르기를, 금은 상구로 말한 것이니 더 상세히 살펴야 한다.
제가(諸家)
朱子曰:六五金,只為上已當玉了,却下取九二之應來當金。蓋推卦到這裏,无去處了。
주자 왈: 육오의 금은 다만 상효가 이미 옥에 해당하므로, 도리어 아래로 구이의 응을 취하여 금에 해당시킨 것이다. 대개 괘를 미루어 여기에 이르면 갈 데가 없기 때문이다.
童溪王氏曰:在鼎之上,受以舉鼎者,耳也,六五之象也。在鼎之外,貫耳以舉鼎者,鉉也,上九之象也。
동계 왕씨 왈: 솥의 위에서 솥을 드는 것을 받는 것은 귀이니 육오의 상이다. 솥의 밖에서 귀를 꿰어 솥을 드는 것은 현이니 상구의 상이다.
厚齋馮氏曰:黃,坤土之中色。離之五再索於坤而在上卦之中,故其色黃。又曰:自六五之柔言之,則上為金鉉之剛;自上九之不變言之,則上為玉鉉之粹。各象其物宜而已。
후재 풍씨 왈: 황은 곤토의 중색이다. 리의 오효가 다시 곤에서 구하여 상괘의 가운데에 있으니 그 색이 황이다. 또 말하기를, 육오의 유로부터 말하면 상효가 금현의 강이 되고, 상구의 불변으로부터 말하면 상효가 옥현의 순수함이 된다. 각각 그 물건의 마땅함을 상한 것일 뿐이다.
雙湖胡氏曰:程傳及諸家多以六五下應九二為金鉉。本義從之。然猶舉或曰之説,謂金以上九言。切謂所以舉鼎者也,必在耳上,方可貫耳。九二在下,其勢不可用。或説恐反為優。然上九又自謂玉鉉者,豈六五視上九則為金,以上九自視則為玉乎?金象以九爻取,玉象以爻位剛柔相濟取,皆未為不可也。王氏馮氏之説亦足。以六五不正而云利貞者,戒以貞則利也。
쌍호 호씨 왈: 정전 및 여러 학자들이 대부분 육오가 아래로 구이에 응하는 것을 금현으로 보았고 본의도 이를 따랐다. 그러나 오히려 ’혹 이르기를’의 설을 들어 금은 상구로 말한 것이라 하였다. 절실히 생각건대 솥을 드는 것은 반드시 귀 위에 있어야 비로소 귀를 꿸 수 있으니, 구이는 아래에 있어 그 형세로 쓸 수 없다. ‘혹’ 설이 도리어 나을 듯하다. 그러나 상구가 또 스스로 옥현이라 하니, 어찌 육오가 상구를 보면 금이 되고 상구 스스로 보면 옥이 되는가? 금의 상은 구 효로 취하고 옥의 상은 효위의 강유가 서로 도움에서 취하니 모두 가하지 않음이 없다. 왕씨와 풍씨의 설도 족하다. 육오가 바르지 않은데 이정이라 한 것은 바르게 하면 이롭다고 경계한 것이다.
雲峯胡氏曰:金,本義存兩説。切謂在上可以舉鼎,二剛在下,可謂之金鉉,不可謂之鉉。不若上之剛,可謂之金鉉。利貞,五質隂柔,故因占而為之戒。
운봉 호씨 왈: 금에 대해 본의가 두 가지 설을 남겼다. 절실히 생각건대 위에 있으면 솥을 들 수 있고, 이효의 강은 아래에 있으니 금이라 할 수 있으나 현이라 할 수는 없다. 위의 강이 금현이라 할 수 있는 것만 못하다. 이정은 오효의 자질이 음유이므로 점을 인하여 경계한 것이다.
출전: 주역전의대전(정이천『이천역전』·주자『주역본의』·제가 잔주).
태극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