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산뇌이(山雷頤)는 기름(養)의 괘다. 무엇을 먹고 무엇으로 자신을 기르는가를 묻는다. 육이가 배고픔에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큰 법을 어겼다면, 육삼은 한 단계 더 나아가 기르는 바른 도 자체를 떨쳐버린다. 이것이 불이(拂頤), 곧 기름의 바른 길을 거스름이다.
육삼은 음유(陰柔)한 자질로 양의 자리에 앉아 중정(中正)을 얻지 못했고, 게다가 아래 진(震)의 움직임이 극에 달한 자리에 있다. 정이천은 이를 두고 “부드럽고 사악하며 바르지 못한데 움직이는 자”라 했다. 몸에 좋은 밥을 걷어차고 어긋난 욕망을 탐닉하며 미친 듯이 날뛰는 형국이다. 그 기르는 방식이 이토록 각박하니, 스스로만 잘 먹고 잘 살려는 데로 치닫는다.
그래서 경문은 냉혹하다. 정흉(貞凶) — 바르게 하려 고집을 부려도 흉하다. 방향이 틀린 채로는 고집이 곧 재앙이 된다. 십년물용(十年勿用)은 열이라는 수의 끝, 곧 마침내 쓸 수 없음을 이른다. 소상전은 그 까닭을 도대패(道大悖), 가는 길이 크게 어그러졌기 때문이라 밝힌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어긋난 것이다.
삶에의 적용
몸은 잘못된 것을 삼키기 전에 먼저 거부한다. 독초를 먹은 짐승이 곧바로 토해내듯, 부정한 이익이나 어긋난 제안 앞에서는 머리로 셈하기 전에 속에서 먼저 거북함이 올라와야 정상이다. 그 신호를 무시하고 삼키는 순간 길이 어그러진다. 육삼이 일러주는 수양의 자리는 여기다. 무엇을 열심히 하기 전에, 지금 가는 방향이 나를 살리는 쪽인지 먼저 멈추어 살펴라. 방향이 틀렸다면 성실함은 나를 더 빨리 무너뜨릴 뿐이다. 잘못된 습관은 고쳐 쓰려 매달리기보다 끊어내는 편이 낫다 — 그것이 십년을 잃지 않는 길이다.
훈장님의 풀이 — 허곡 선생님의 주역 강의에서
"기양여차(其養如此)하니 — 그 먹고 사는 방법을 이와 같이 각박하게 하니, 불이(拂頤)라, 이괘의 올바른 길·방법을 어기고 틀린지라. 음이 양자리에 있어서 정도를 부리(不利)한 거로, 이괘의 시대에 저만 잘 먹고 잘 살려고 한 거다."
"십 년 무령(十年勿用)이라 — 십 년 동안 쓰지 말아야 된다. 욕심으로만 움직이니까 경계하되, 십 년 한 인생이 다 가고 한 세월이 다 가도 절대 성공 못할 거니 쓰지 말아라. 무유리(无攸利)라 — 이로울 바는 아무렇게 봐도 없다. 주자는 정(貞)이라도 흉(凶), 이렇게 토를 단다."
원문과 주석 — 경문·소상전과 정이천·주자·제가의 풀이
경문(經文)과 상전(象傳)
六三, 拂頤, 貞凶. 十年勿用, 无攸利.
육삼은 기르는 도를 거스르니(拂頤), 올바르더라도(고집하더라도) 흉하다(貞凶). 10년이 지나도록 쓰지 말아야 하니(十年勿用), 이로운 바가 없다(无攸利).
象曰:十年勿用,道大悖也。
상전에 이르길, ’10년 동안 쓰지 말라’는 것은 도가 크게 어그러졌기(道大悖) 때문이다.
정이천『이천역전』
頤之道,唯正則吉。三以隂柔之質,而處不中正,又在動之極,是柔邪不正而動者也。
기르는 도는 오직 바라야 길하다. 삼효는 음유한 자질로 중정하지 못한 곳에 처했고, 또 움직임(진괘)의 극치에 있으니, 이는 부드럽고 사악하며 바르지 못한데 움직이는 자다.
其飬如此,拂違於頤之正道,是以凶也。
그 기르는 바가 이와 같아 기르는 바른 도를 거스르고 어기니, 이 때문에 흉하다.
三乃拂違正道,故戒以十年勿用。十數之終,謂終不可用,无所往而利也。
삼효는 곧 정도를 거스르고 어겼으므로 ’10년 동안 쓰지 말라’고 경계한 것이다. 10은 수의 끝이니 마침내 쓸 수 없음을 이르며, 가는 바에 이로움이 없다.
또 상전을 풀어 이르길, 마침내 쓸 수 없다고 경계한 까닭은 그가 말미암은 도가 의리에 크게 어그러졌기(大悖義理) 때문이다.
주자『주역본의』
隂柔不中正,以處動極,拂於頤矣。既拂於頤,雖正亦凶。故其象占如此。
음유하고 중정하지 못하면서 움직임의 극치에 처했으니 기르는 도를 거슬렀다. 이미 기르는 도를 거슬렀으니 비록 바르게 하려 해도 또한 흉하다. 그러므로 그 상과 점이 이와 같다.
제가(諸家)의 풀이
중계 장씨(장식): “패(悖, 어그러짐)는 불(拂, 거스름)의 뜻을 해석한 것이다.”
쌍호 호씨(호일계): “육삼이 바르지 않은데도 ’정흉(고수하면 흉함)’이라 한 것은, 대개 기르는 떳떳한 이치를 거슬렀으니 비록 굳게 지킨다 해도 흉한데 하물며 바르지 않음에랴? 그 흉함이 필연적이다.”
운봉 호씨(호병문): “제가들은 대부분 ’불이를 고집하므로 흉하다’고 여겼으나, 『본의』는 ’이미 기르는 도를 거슬렀으니 비록 바르게 해도 흉하다’고 했다. ’불이 정흉’이라 한 것은 육이의 ’불경(拂經)’과 뜻이 같은 듯하나, ’불이’는 ’불경(경로를 어김)’에 그치지 않는다. 삼효는 음유하고 중정하지 못한데 또 움직임의 극치에 있다. 사람들은 모두 위에게 기름을 구하는데 삼효만 홀로 그것을 떨치고 하체(진)의 움직임을 따르니, 이는 스스로 기르는 도를 거스른 것이다. 그러므로 단지 ’흉’이라 하지 않고 ’10년 동안 쓰지 말라, 이로운 바가 없다’고 한 것이다.”
태극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