地水師 · 64괘 사전

육오(六五) — 田有禽

田有禽,利執言,无咎。長子帥師,弟子輿尸,貞凶。
중정함 (최적 심리 상태)오효, 음유가 양위에 거함 (유약한 존위)순응하거나 교류하는 관계진출/전진

풀이

사괘(師)의 육오는 곤(땅)의 주인이자 군주의 자리이지만, 부드러운 음(陰)이 굳센 양의 자리에 앉은 유약한 존위다. 그 임금의 밭에 짐승이 들어왔다(田有禽). 농작물을 짓밟는 짐승이란 쳐들어온 적이거나 안에서 일어난 반란이니, 이는 내가 야심을 품고 벌인 싸움이 아니라 나에게 닥쳐온 싸움이다. 그래서 첫 수는 칼이 아니라 말이다. ‘이집언(利執言)’, 상대의 죄를 명백히 밝혀 싸울 명분부터 세우는 것이 이롭다. 주자는 육오를 “전쟁의 빌미를 만들지 않는 자”라 하고, 적이 가해 오면 “부득이하여 응한다(不得已而應之)“고 했다. 화가 난다고 먼저 손을 쓰는 것이 아니라, 정당함이 선 뒤에야 움직인다 — 이 효는 힘을 쓰기 전에 자신을 먼저 다스리라 가르친다.

이 효의 심장은 뒷구절에 있다. ‘장자수사(長子帥師), 제자여시(弟子輿尸), 정흉(貞凶)’. 명분이 섰다면 이제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반드시 맏아들처럼 노련하고 신임받는 장수, 곧 중정(中正)의 덕을 갖춘 구이에게 전권을 온전히 주어야 한다. 만약 미숙한 아랫사람들(제자, 3·4효)에게 지휘봉을 나누어 주거나 그들이 간섭하게 두면, 비록 명분이 아무리 바르더라도(貞) 결과는 시체를 수레에 싣고 돌아오는 참패(凶)다. 정이천은 지휘가 전일하지 못해 무너진 실례로 진나라 순림보와 당나라 곽자의의 패배를 들었다. 뜻이 옳으냐가 아니라 명령 계통이 하나로 서 있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변화의 시대를 사는 사람에게 이 효는 앞을 내다보며 말한다. 일이 닥쳐 부득이 나서야 할 때, 물어야 할 것은 “내 명분이 옳은가”만이 아니라 “나는 이 일을 온전히 하나에 맡겼는가”다. 옳은 마음 하나만 믿고 이 손 저 손에 나누어 벌여 놓으면, 명분이 아무리 정당해도 일은 흩어져 무너진다. 운봉 호씨가 소상전의 ‘사(使, 부림)’ 한 글자에 “백성의 생사와 국가의 안위가 매여 있다”고 한 말이 그것이다. 맡김은 곧 나 자신을 어디에 세울지의 문제다.

삶에의 적용

오늘 반드시 해내야 할 일이 있거든, 먼저 그 일이 부득이하고 정당한지를 마음속에서 분명히 밝혀라. 명분이 서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 절제다. 명분이 섰거든, 일을 온전히 하나의 중심에 맡겨라. 몸으로 치면 척추와 단전이 주도권을 쥐고 움직이는 것이 장자수사요, 손발 말단이 제멋대로 굴거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 중심을 방해하는 것이 제자여시다. 중심 하나가 이끌면 자세가 살고, 명령이 갈라지면 아무리 힘이 세도 무너져 다친다. 하루를 살며 마음의 지휘 계통을 하나로 세우는 것 — 화급함에 휩쓸려 이 판단 저 충동에 몸을 나누어 주지 않고, 바로 선 중심 하나에 나를 맡기는 것. 그것이 이 효가 일러 주는 자기 수양의 길이다.

원문과 주석 — 경문·소상전, 정이천, 주자, 제가

경문·소상전

六五:田有禽,利執言,无咎。長子帥師,弟子輿尸,貞凶。

육오는 밭에 짐승이 있으니(田有禽), 말을 잡는 것(죄를 성토함)이 이롭고(利執言) 허물이 없다(无咎). 장자가 군대를 통솔해야지(長子帥師), 제자(지류·아랫것)가 하면 시체를 수레에 싣게 되니(弟子輿尸) 바르더라도 흉하다(貞凶).

象曰:長子帥師,以中行也。弟子輿尸,使不當也。

상전에 말하였다. ’장자수사’는 중도로써 행하기 때문이요(以中行), ’제자여시’는 부림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使不當).

정이천 『이천역전』

五君位,興師之主也。故言興師任將之道。師之興,必以蠻夷猾夏、宼賊姦宄,為生民之害,不可懐來,然後奉辭以誅之。若禽獸入于田中,侵害稼穡,於義宜獵取,則獵取之。如此而動,乃得无咎。若輕動以毒天下,其咎大矣。執言,奉辭也,明其罪而討之也。若秦皇漢武,皆竆山林以索禽獸者也,非田有禽也。

전(傳)에 말하였다. “5효는 임금의 자리이니 군대를 일으키는 주인이다. 그러므로 군대를 일으키고 장수를 임명하는 도를 말하였다. 군대가 일어남은 반드시 오랑캐가 중화를 어지럽히거나(蠻夷猾夏), 도적과 간신들이 백성의 해가 되어 가히 품어서 오게 할 수 없는 연후에야, 명령을 받들어 베어야 한다. 마치 짐승이 밭 가운데 들어와 농작물을 침해하면, 의리상 마땅히 사냥하여 잡아야 하므로 사냥하여 잡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해서 움직여야 이에 허물이 없다. 만약 가볍게 움직여 천하에 독을 쓴다면 그 허물이 클 것이다. ’집언(執言)’은 명령을 받드는 것이니, 그 죄를 밝혀서 토벌하는 것이다. 만약 진시황이나 한무제 같은 이는 모두 산림을 뒤져서 짐승을 찾은 자들이지, 밭에 짐승이 들어와 잡은 것이 아니다.”

任將授師之道,當以長子帥師。二在下而為師之主,長子也。若以弟子衆主之,則所為雖正亦凶也。弟子,凡非長者也。自古任將不専而致覆敗者,如晉荀林父邂之戰、唐郭子儀相州之敗是也。(一作戎,一有子字。)

“장수를 임명하여 군대를 주는 도는, 마땅히 장자로써 군대를 통솔하게 해야 한다. 구이가 아래에 있으면서 군대의 주인이 되니 장자이다. 만약 제자로써 무리가 주관하게 한다면, 하는 바가 비록 바르더라도 또한 흉하다. ’제자’는 무릇 장자가 아닌 자들이다. 예로부터 장수를 임명함이 전일하지 않아 전복되고 패함에 이른 자는, 춘추시대 진나라 순림보의 필(邲) 전투와 당나라 곽자의의 상주 패배가 이것이다.” (판본에 따라 한 곳은 戎으로, 한 곳은 子자가 더 있다.)

又曰:帥師以長子,今以弟子衆主之,亦是失律,故雖貞亦凶也。

또 말하였다. “군대를 통솔함은 장자(구이)로써 해야 하는데, 지금 제자로써 무리가 주관하게 하면 이것 또한 규율을 잃은 것(失律)이다. 그러므로 비록 올바르더라도 또한 흉한 것이다.”

주자 『주역본의』

六五用師之主,柔順而中,不為兵端者也。敵加於已,不得已而應之,故為田有禽之象。而其占利以執言,而无咎也。言,語辭也。長子,九二也。弟子,三四也。又戒占者専於委任,若使君子任事,而又使小人參之,則是使之輿尸而歸,故雖貞而亦不免於凶也。

본의(本義)에 말하였다. “육오는 군대를 쓰는 주인이니 유순하고 중하여 전쟁의 빌미를 만들지 않는 자이다. 적이 나에게 가해 오면 부득이하여 응하므로(不得已而應之) ‘밭에 짐승이 있는’ 상이 된다. 그 점은 이로써 말을 잡아(성토하여) 허물이 없는 것이다. ’언(言)’은 어사(말)이다. ’장자’는 구이이고, ’제자’는 3·4효이다. 또 점치는 자에게 위임을 오로지 하라고 경계하였으니, 만약 군자(구이)로 하여금 일을 맡게 하고 또 소인(3·4효)으로 하여금 참여하게 한다면, 이것은 하여금 시체를 싣고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바르더라도 흉함을 면치 못한다.”

象曰:長子,謂二。以中正之徳,合於上而受任以行。若復使其餘者衆尸其事,是任使之不當也,其凶宜矣。

(상전 해설) “장자는 구이를 이른다. 중정의 덕으로써 윗사람(5효)과 합치하여 임무를 받아 행하는 것이다. 만약 다시 그 나머지 자들(제자)로 하여금 무리로 그 일을 주관하게 한다면, 이것은 임무를 부림이 마땅치 않은 것이니 그 흉함이 마땅하다.”

或問:易爻取義,如師之五,長子帥師,乃是本爻有此象。又却説弟子輿尸,何也? 朱子曰:此假設之辭也。言若弟子輿尸,則凶矣。 問:此例恐與家人嗃嗃,而繼以婦子嘻嘻同?曰:然。

(문) “역의 효가 뜻을 취함에 사괘의 육오처럼 ’장자수사’는 이 본 효에 이 상이 있는데, 또 ’제자여시’를 말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답) 주희가 말하였다. “이것은 가설한 말(假設之辭)이다. 만약 제자가 시체를 싣게 되면 곧 흉하다는 말이다.” (문) “이 예는 아마도 풍화가인 괘의 ‘학학(嗃嗃, 엄함)’ 뒤에 ’부자희희(婦子嘻嘻, 부녀자가 희희낙락함)’가 이어지는 것과 같습니까?” (답) “그렇다.”

제가(諸家)

후재 풍씨가 말하였다.

厚齋馮氏曰:禹之征苗,啟之伐有扈,湯之征葛,武王之伐紂,自虞夏以來,其伐有罪,必執言,不但鳴條以後也。

우왕이 유묘를 정벌함, 계(啟)가 유호씨를 정벌함, 탕왕이 갈백을 정벌함, 무왕이 주임금을 정벌함 등 우·하 시대 이래로 그 죄 있는 자를 정벌할 때는 반드시 ‘말을 잡았다(執言, 죄를 공포함)’ 하니, 단지 명조(鳴條, 탕왕의 전투) 이후뿐만이 아니다.

운봉 호씨가 말하였다.

雲峰胡氏曰:二三四皆將也,五任將者也。於三曰「師或輿尸」,危之之辭而不忍必言之也。至五則直書曰「弟子輿尸」,葢謂五用二而又用三,必至於如此。故長子帥師不言吉,而弟子則曰輿尸貞凶。甚言任將之不可不審且専也。長子,即彖所謂丈人也。自衆尊之則曰丈人,自君稱之則曰長子,皆長老之稱。彖言師必用老成,則既貞又吉;爻言用老成而或以新進參之,雖貞亦凶。吉凶之鑒昭然矣。

2·3·4효는 모두 장수이고, 5효는 장수를 임명하는 자이다. 3효(육삼)에서 ’혹 여시(師或輿尸, 시체를 싣다)’라고 한 것은 위태로워하는 말이니 차마 반드시 그렇다고 말하지 못한 것이요, 5효(육오)에 이르러서는 곧바로 ’제자여시’라고 썼으니, 대개 5가 2를 쓰고서 또 3을 쓰면 반드시 이 지경에 이름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장자수사’에는 길함을 말하지 않고, ’제자’에는 곧 ’여시 정흉’이라 하였으니, 장수를 임명함에 가히 살피지 않고 또 전일하지 않으면 안 됨을 심하게 말한 것이다. 장자는 곧 괘사의 이른바 ’장인(丈人)’이다. 무리로부터 그를 높이면 ’장인’이라 하고, 임금으로부터 그를 칭하면 ’장자’라 하니, 모두 어른(장로)의 칭호이다. 괘사에서 반드시 노성한 자를 쓰면 바르고 길하다 했고, 효사에서는 노성한 자를 쓰면서 혹 신참(新進)을 참여시키면 비록 바르더라도 흉하다고 했다. 길흉의 거울이 밝게 드러난다.

雲峰胡氏曰:一「使」字,繋民命之生死、國家之安危。或當或否,吉凶天壌。可不戒哉?

또 말하였다. (상전의) ’사(使, 부림)’라는 한 글자에 백성의 생사와 국가의 안위가 매여 있다. 혹 마땅하거나(當) 혹 그렇지 않거나(否)에 따라 길흉이 하늘과 땅 차이(天壌)이니 가히 경계하지 않겠는가?

건안 구씨가 말하였다.

建安丘氏曰:以中行者,謂九二以剛中之道而行師也。使不當者,謂六三才弱不足倚仗,必致䘮師而歸,是任使之不當也。

’중도로써 행한다(以中行)’는 것은 구이가 강중(剛中)의 도로써 군대를 행함을 이른다. ’부림이 마땅치 않다(使不當)’는 것은 육삼은 재주가 약하여 의지하기에 부족하니 반드시 군대를 잃고 돌아옴에 이르게 함을 이르니, 이것은 임무를 맡겨 부림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이 효가 動하면重水坎(29번 괘로 갑니다)